이른바 'CNK 주가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오덕균(50) CNK인터내셔널 대표가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사기적 부정거래(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등이 1심과 달리 일부 유죄로 판단돼 최종 유예된 형은 가중됐다.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김상환)는 3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오 대표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오 대표가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추정매장량을 허위로 발표한 후 CNK인터내셔널의 주식을 처분해 90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혐의를 모두 무죄로 본 1심과 달리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오 대표가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의 추정매장량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근거를 확보하지 않은 채 언론 보도자료 등으로 마치 과학적인 탐사 결과에 따라 계산된 수치인 것처럼 발표한 사실 등이 인정된다"며 "이는 자본시장법상 금지하는 허위 또는 위계의 사용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오 대표가 카메룬 정부로부터 개발권을 취득하는 등 그 자체가 주가 상승의 호재로 쉽게 짐작되고 CNK인터내셔널이 보도한 개별 보도자료 모두를 허위로 단정할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오 대표가 얻은 이익이나 미실현 이익 전부가 사기적 부정거래와 관련 있다고 보기 어려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부당이득액이 900억원에 이른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오 대표가 자신의 개인회사 CNK마이닝카메룬에 CNK인터내셔널의 자금을 선급금이나 대여금 등의 명목으로 총 110억여원을 지원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도 1심과 달리 모두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CNK인터내셔널이 CNK마이닝카메룬에 선급금 등을 지원할 이유나 계약 등이 존재하지 않았으며 거액의 선급금에 대한 담보조차 설정돼 있지 않아 배임죄로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오 대표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카메룬 지역의 광산 개발과 관련한 정보를 발표하는 등 사기적 부정거래를 통해 이득을 얻었다"면서 "그 결과 CNK인터내셔널의 주가가 급등했다가 이후 폭락하는 과정에서 일반 투자자들의 물질·정신적인 손실과 함께 자본시장의 신뢰 또한 크게 훼손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오 대표가 발표한 다이아몬드 추정매장량이나 추진한 사업 실체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급등한 CNK인터내셔널의 주식매각을 통한 차익실현에 나서지 않았고 CNK인터내셔널에 손해를 끼친 피해액을 CNK마이닝카메룬에 지원금으로 사용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 대표의 배임액 중 상당 부분이 회복됐으며 특히 CNK인터내셔널의 일부 투자자들이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점 등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날 함께 기소된 김은석(58) 전 외교부 에너지자원대사에게는 "오 대표와 공모해 허위 보도자료를 발표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면서도 "광산의 추정매장량 등에 대해 허위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오 대표와 김 전 대사는 CNK가 4.2억 캐럿이 매장된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획득했다는 허위 사실을 언론 등에 배포해 주가를 띄운 뒤 되팔아 900억원대 부당이익을 올린 혐의 등으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각각 집행유예와 무죄를 선고받았다.
CN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당사자로 카메룬에 도피했던 오덕균 CNK인터내셔널 대표가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2014년 3월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