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중은행의 희망퇴직자가 35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들어 가장 많은 숫자다.
희망퇴직자 증가에는 은행권의 임금피크제 확대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이 깎인 임금보다는 특별퇴직금을 받는 것이 이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7일 은행권 자료와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국내 시중은행 중간간부 인력 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 시중은행의 희망퇴직자는 4000여명에 달한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이 112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SC은행 961명 ▲KEB하나은행 763명(구 외환은행 합산) ▲농협은행 344명 ▲신한은행 311명 ▲우리은행 240명 ▲기업은행 200명 등 순이다.
이는 지난해 희망퇴직자 1576명보다 2배 많은 수치다. 2013년(661명)과 비교하면 6배가량 많다.
이처럼 희망퇴직자가 급증한 데에는 임금피크제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농협은행의 경우 최근 만56~57세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중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 345명 중 344명이 희망퇴직을 선택했다. 이는 예년의 250명 수준보다 웃도는 수치다.
농협은행은 내년에 처음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
SC은행도 최근 실시한 희망퇴직 신청자 1200명을 넘었다. 이는 당초 사측이 예상한 1000명을 웃도는 수치다. 이에 SC은행 내외에서는 내년부터 실시하는 임금피크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SC은행은 내년부터 만 56세에 도달하는 직원(상무보 이하) 가운데 정년연장은퇴프로그램을 신청하지 않는 직원을 대상으로 만 60세까지 임금피크제를 실시한다. 이들은 첫 2년 동안 만 55세 기준 연봉의 각 50%를 받는다. 그 이후는 40%다.
반면 희망퇴직을 하면 연차에 따라 32~60개월 분의 특별퇴직금과 학자금 지원, 재취업 창업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많게는 6억 이상의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의 경우 깎인 임금만큼 업무도 후선으로 밀린다"며 "임금이 대폭 깎인 상태로 눈칫밥을 먹느니 특별퇴직금이라도 챙기려는 분위기가 확산된 결과"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희망퇴직자가 올해들어 급증하고 있다. 서울 한 은행 영업점에서 은행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