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시 1년 만에 시가총액 1조6000억원을 돌파한 상장지수증권(ETN)이 거듭된 성장세로 주목받고 있지만 제한적인 세제혜택 등 제도적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TN이 국내 대표적 중위험·중수익 투자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의 시장참여를 유인할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N 시장은 지난해 말 개설 당시 발행금액 4697억원에서 이날 현재 1조6012억원으로 3.4배 가량 늘었다. 일평균거래대금은 개설 첫 달 평균 1억1000만원에서 지난 월 평균 534억5000만원으로 급증했다.
저금리 상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출시된 ETN이 상품구성을 빠르게 다각화하며 투자자들의 다양한 금융신상품 수요를 충촉한 결과다. ETN 상장종목수는 시장 개설 당시 10개에서 지난달 말 61개로 6배 가량 증가했다.
현재 ETN은 시가총액 상위 5개 우량주로 구성된 바스켓지수와 미국, 독일, 프랑스 등의 해외주가지수를 비롯 에너지인프라, 채권, 헤지전략지수상품 등 다양한 기초지수 상품을 구성하고 있다. 다양한 투자전략과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상품까지 확대 도입해 기존의 주식, 채권과 같은 전통적인 투자상품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하지만 특정 증권사 ETN에 거래가 집중되고 있다는 점과 다소 제한적인 세제혜택, 투자자 인지도 부족 등의 문제는 개선돼야 할 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ETN은 증권사 신용으로 발행되는 상품인 만큼 발행사가 파산하면 상품도 상장폐지되고 손실은 그대로 투자자가 떠안게 되는 구조다.
이런 증권사 신용위험 보완을 위해 ETN 발행사는 자기자본 1조원 이상, 신용등급 AA- 이상, 영업용순자본비율(NCR) 200% 이상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대형증권사 상품에 거래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내년부터 해외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에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반면 해외투자 ETN의 경우 세제혜택에서 제외된 점도 문제로 꼽힌다. 상품다각화에 제한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말 기준 국내 ETN 상품의 발행금액이 1조527억원, 일평균거래량 약 558만5000좌 정도인 반면 해외투자 ETN 상품의 발행금액은 약 5519억원, 일평균거래량은 6만2000좌 가량에 불과해 거래규모면에서도 격차가 뚜렷한 상태다.
표영선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ETN 상품의 투자수요 확대를 목표로 연기금과 기관투자자, 개인투자자의 투자성향에 적합한 상품군을 보완할 필요성이 커진 시점"이라며 "ETN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인 만큼 투자자 이해도 증진이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시장참여도 향상을 위한 제도 보완이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ETN 시장을 ETF 시장과 더불어 대표적 투자수단으로 지속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다. 해외투자 상품의 경우 기존 미국과 중국, 유럽에서 나아가 이머징 마켓을 대상으로 한 상품도입을 추진하고 외국계 증권사에도 시장참여를 권고한다는 계획이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