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펀드 자금유출세가 심상치 않다. 미국 금리인상 우려에서 번진 원자재 가격 약세 심화로 몇주째 신흥국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 주식펀드에 8주 연속 자금이 몰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흥국 주식펀드와 신흥국 채권펀드에서는 각각 5주, 7주 연속 자금이 유출했다.
신흥국 주식펀드의 경우 달러 강세가 소폭 완화되고 중국 증시가 지난주 정부 신용규제 소식에 급락한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유출폭은 크게 줄었으나, 신흥국 채권펀드에서는 미국 금리인상이 임박했다는 판단에 자금유출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남미(LatAm) 채권펀드에서는 집계 이래 최대 유출폭인 11억달러 유출을 기록했다. 이중 대부분이 브라질 채권펀드라는 점이 주목된다. 브라질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4.5%를 기록하는 등 정치 혼란이 지속된 가운데 급속한 경기 둔화세가 원인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현상은 신흥아시아 주요국 증시 자금흐름에서도 나타났다. 실제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11억5000억달러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신흥아시아 주요국 증시자금 유입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
반면 선진국 주식펀드는 미 경기개선과 달러 강세 완화, 유럽중앙은행(ECB) 추가 통화완화 정책 기대감에 의해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8주 연속 자금이 유입됐다. 선진국 채권펀드 또한 ECB 추가 통화완화 기대에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4주 만에 유입 전환했다. 미 하이일드채권펀드의 경우 미국 경기개선으로 신용 스프레드가 축소되며 4주 만에 유입 전환했고 미 물가연동채 펀드는 물가 개선 기대가 높아지며 3주 연속 유입됐다.
업계는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국 전반으로 번진 자금 유출 추세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유출 속도는 둔화되겠으나 반전의 변수가 없다는 점이 문제다. 미국 금리인상이 매듭지어져야 신흥국 입장도 선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선진국과 신흥국 펀드 수익률 양극화도 중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평가다. 상대적으로 견조한 미국의 기업 펀더멘탈과 유럽 시장의 ECB 정책 기대감 등을 압도하기에 신흥국은 구조적 저성장 우려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선진국 표시 통화 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이미선 연구원은 "달러표시 미국 장기채권이나 국내 원화채권(10년 만기) 투자를 권고한다"며 "당분간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적어도 6~7개월 이상 투자를 통해 자본차익을 얻고자 한다면 장기채권을 통한 기대수익률 제고가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