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정제마진과 유가 등에 따라 유사한 실적을 보이던 정유업계가 올 3분기에는 이례적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정유사업에서만 1068억원의 영업흑자를 거두며 총 3639억원의 영업 이익을 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정유부문 호조에 힘입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7% 증가한 100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들은 지난 7~8월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BEP) 가까이 악화되자 원유 도입처를 다변화하고 고도화 설비 비율을 높이는 등 발빠른 전략 수정에 들어갔다. 원유 수입을 줄이고 중질유를 수입해 고도화 설비에 곧바로 투입해 생산 원가를 낮춘 것이다.
이런 외부 변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정유사는 9월 들어 정제마진은 회복했음에도 시장의 기대치를 밑돈 실적을 내놨다. S-Oil은 정유부문에서 17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체 영업이익이 124억원에 그쳤다.
GS칼텍스도 3분기 정유 부문에서 9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정유 부문에서만 492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직전 분기와 비교해 크게 하락하면서 총 영업이익 1180억원에 그쳤다. 유가 하락으로 증가한 재고자산 평가손실과 정제마진 악화의 이중고를 견뎌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S-Oil의 경우 모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에서 원유를 전량 수입하기 때문에 도입 유종을 다변화해 저렴한 물량을 확보하는 전략을 쓰기 어렵다. 아람코가 OSP(원유판매가격)를 인하하면 수익성이 개선되지만 반대의 경우 인상된 원유 도입가격에 그대로 노출된다. 아람코는 지난 8월 -1.3달러 수준의 OSP를 9월 -0.80달러로 소폭 인상했고 이는 원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다만 이 정유사들도 지난 2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낸 덕분에 3분기의 부진은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는 반응이다. 4분기 전망도 대체적으로 밝은 편이다. 11월 첫째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10.1달러 수준으로 3주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국제유가도 50달러 안팎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석유제품 수요가 늘고 판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정제마진이 높게 유지되고 있어 정유사의 4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3분기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과 국내 증권사 등에서도 국제 유가가 점진적으로 상승해 내년 2~3분기 배럴당 50달러선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 인상은 단기적으로 유가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중국의 경기 둔화로 경유 마진이 악화하고 미국 경기 호조로 인한 휘발유 마진의 우위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