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이번주 미국 주식시장은 단기 채권, 중기 채권, 20년만기 물가연동 채권(TIPS) 등 총 2350억달러 규모의 각종 국채 입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가자들은 사상최대 규모의 국채 발행으로 국채수요가 위축돼 미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주 국채 발행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에 이번주 주식시장은 국채 입찰과 금리 움직임에 따라 향방이 좌지우지될 것으로 보인다.
모건 키건의 채권시장 투자자 케빈 기디스는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와 관련,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 주 의회 증언에서 회복이 아직 진행되는 중에 있어 인플레이션 문제가 발생할 것 같지 않다고 말해 시장을 안심시켰던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디스는 "인플레 우려가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당시 시장이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소식이었다"며 "다우지수가 지난해 말 이후 최고점에 달하는 등 지난 주 주식시장이 랠리를 펼친 이유도 이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월요일 미 정부가 이번주 예정된 2350억달러라는 기록적인 규모의 국채 입찰에 나서기 시작한 이후 주식과 채권 가격은 한 때 하락세를 보였다.
이처럼 주가와 국채가격이 개장과 동시에 약세를 보인 것은 투자자들이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국채 물량에 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실시된 60억달러 규모 20년만기 TIPS의 낙찰 금리는 2.387%를 기록했다. 경쟁률은 2.27대1로, 지난 2004년 20년만기 TIPS가 발행된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의 1.92대1 경쟁률을 웃도는 수준이다. 해외 중앙은행들이 포함된 간접입찰기관은 이날 물량 중 무려 47.8%를 인수했다.
당초 시장의 우려와 달리 미 국채에 대한 인기가 여전하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다.
주식시장 역시 국채의 성공적 소화 소식이 호재로 작용, 장 막판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금융주와 소비관련주의 상승세에 힘입어 다우지수가 0.2%, S&P500지수는 0.3%, 나스닥지수는 0.1% 소폭 상승했다.
◇공급 이슈
미 국채 시장은 이미 지난 6월 말 1040억달러가 넘는 기록적인 규모의 국채 입찰을 소화해냈다.
밀러 타박의 애널리스트 댄 그린하우스는 하반기 경제성장 전망에 비해 국채 입찰 규모가 너무 크다는 이른바 '공급 과잉'이란 이슈가 무색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린하우스는 이어 "현 성장 추세는 기업 실적 등 실물경제보다 못하다"며 "주식 시장과 국채 시장은 더 이상 낮게 평가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현 주식시장 수준이 올바른 것이고 하반기에 경제가 강하게 재반등한다면 높은 물가와 미국채를 이미 보유중인 외국인의 신규 국채 수요, 그리고 고수익을 노리고 대규모 물량을 소화하려는 세력 등의 요인으로 금리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월요일에 진행된 국채 입찰과 관련, 그린하우스는 "이번 국채 입찰에는 최근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른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반영돼 있다"며 "6월 중순이래 지난 수주간 진행된 주식시장 랠리, 약달러 추세 등에서도 이를 유추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국채시장이 일단 월요일 물량을 잘 소화했지만 남은 일정이 빼곡하다. 당장 화요일에는 270억달러 규모의 52주짜리 단기 국채, 300억달러 규모의 4주짜리 단기 재무증권 입찰이 예정돼 있다. 또 수요일에는 390억달러 규모의 5년만기 국채, 목요일에는 280억달러 규모의 7년만기 재무증권 물량도 대기 중이다.
이에 대해 세븐 브릿지 매니지먼트의 피터 세치니는 "국채 입찰이 실패하길 바라는 건 아니지만 사람들은 이 모든 물량이 완전히 소화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며 시장 참가자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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