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최근 외국인들의 국내 원화채권 매매 패턴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3달 가까이 팔기만 하던 외국인들이 2주 넘게 순투자를 이어가면서 보유잔액 100조원을 상회한 것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앞서 지난 3달 여간 지속했던 외국인들이 최근 2주 연속 원화채권 순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실제 이 기간 증가한 외국인 원화채권 보유잔액은 2조1400억원에 달한다. 이로써 외국인 원화채권 보유잔액은 100조원대로 복귀했다.
외국인의 원화채권 이탈이 본격화한 것은 7월부터다. 원자재 수출 위주의 아시아 신흥국 자금 이탈과 원·달러 환율상승에 따른 환차손 매도 물량, 대량 만기 도래에 의한 만기별 포지션 재조성 등에 의한 것으로 결국 이달 초 외국인 보유잔액이 1년 만에 처음으로 100조원을 하회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던 외국인 매매 패턴에 변화가 생겼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의 트리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지연을 꼽았다. 예상과 달리 낮은 물가 상승과 세계 경기 둔화, 이에 따른 불확실성 등을 근거로 금리 동결을 결정하자 달러화 강세가 진정되는 동시에 신흥국 위기설이 일시적이나마 잠잠해진 결과다.
신얼 현대증권 연구원은 "선진국보다는 신흥국에 가까운 변동성을 지닌 원·달러 환율은 빠르게 하락했고 이는 채권시장의 외국인 매도세를 막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불확실성 고조는 국내 채권시장에도 안전판 역할을 가능케 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연내 미국 금리인상 기대로 글로벌금리가 반등할 경우 채권을 매수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대내외 이벤트가 지나가도 외국인의 점진적인 원화채권 순투자는 지속될 것이란 평가다. 외국인 장바구니 담긴 원화채권이 주로 5년물이라는 점은 외국인이 원화채권에 중장기적 신뢰도를 지니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외국인의 채권 순매도 전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지적이다. 신얼 연구원은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비둘기파적 기대감이 상실할 경우, 포지셔닝 정리 차원의 매도 물량 출회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는 당장 중국 경기부양정책에 대한 평가를 비롯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주말 경제지표 발표 등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굵직한 재료가 많이 대기하고 있다. 박혁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에 비우호적인 국내 펀더멘탈과 정책 여건에 중국 경기부양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올 경우 단기적으로 조정을 염두에 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외국인들의 선물매매에 의한 시장 교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