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그림작가가 제작한 미술작품이 금속공예가인 딸의 손길을 거쳐 시니어를 위한 돋보기 제품으로 완성된다. 목걸이형, 문진형, 접이식 브로치형 등 다양한 형태로 디자인돼 평소엔 패션소품으로 이용하다가 돋보기가 필요할 때 바로 꺼내어 사용할 수 있다.
시니어를 위한 패션 돋보기를 생산 판매하는 '이플루비'는 지난 2013년 매출이 910만원에 머물렀으나, 유한킴벌리의 '시니어 비즈니스 소기업 육성 프로그램'에 선정된지 1년 만에 연 매출이 8400만원으로 뛰어올랐다.
이플루비의 패션돋보기. 사진/유한킴벌리
통계청에 따르면 오는 2050년 5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절반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60년에는 생산가능인구 10명이 65세 이상 노인 8명과 14세 이하 유아2명을 부양해야 한다. 현재 한국의 노인 상대빈곤율은 47.2%로, OECD국가 내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령화 현상이 사회 경제적으로 큰 문제를 초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화를 '문제'가 아닌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자는 것이 유한킴벌리 시니어 비즈니스의 시작점이다. 지난 2010년 최규복 대표 취임 이래 유한킴벌리는 미래신성장 동력으로 시니어 비즈니스를 선정했다.
유한킴벌리는 시니어가 보다 활동적인 액티브 시니어로 바뀌면 액티브 시니어 생활용품 시장이 확대되고 고용이 창출돼 사회 복지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시니어 스스로가 생산자이자 소비의 주체가 되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다. 고령화 문제가 해결될 뿐 아니라 새로운 산업창출을 통해 사회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최 대표의 생각이다.
최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유한킴벌리는 전사적으로 시니어 비즈니스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2012년 초 테스크포스팀(TFT)을 만들었고 사업 구상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손승우 대외협력본부장은 "시니어비즈니스는 저출산이라는 심각한 사회문제에 직면한 유한킴벌리에게, 생존을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손 본부장은 이어 "시니어산업이 성장한다면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시니어 및 청년 일자리가 창출돼 경제 규모가 커지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유한킴벌리 본사에서 유한킴벌리가 지원하고 함께일하는재단이 주관하는 소기업 공모사업에 선정된 소기업들이 제품전시 및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사진/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는 같은 해부터 액티브 시니어 생활용품 시장 육성에 나서기 시작했다. 제품개발이나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기업 및 사회적기업 육성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고, 인큐베이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26개 소기업을 육성했고 204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본격적으로 제품 판매를 시작한 기업들의 매출 신장률은 평균 18%에 달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유한킴벌리는 '함께 일하는 공익재단'과 함께 유망한 소기업을 선정하고 있다. 선정된 소기업은 시니어비즈니스 아카데미를 통해 고령화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서 기업별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개별 기업 상황에 맞게 유한킴벌리가 자금을 지원하거나 선배기업과 멘토링의 기회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디자인 개발이 시급한 기업에는 자금을 지원해 여러가지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준다.
유한킴벌리의 '시니어가 자원입니다'캠페인. 사진/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가 지난 2012년 10월 새롭게 출시한 디펜드 스타일의 언더웨어의 매출 증가는 시니어산업의 성장가능성을 말해준다. 올해 상반기 디펜드 스타일 언더웨어의 매출이 1년 전과 비교해 40%나 성장한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인 요실금에 대한 특별한 대안이 없던 상황에서 팬티 대신 입을 수 있도록 고안된 '디펜드 스타일의 언더웨어'는 속옷을 입은 듯 겉으로 표시가 나지 않고 활동성이 뛰어나다. 회사 측은 "생리대가 여성들의 사회활동에 기폭제가 된 것처럼 요실금 언더웨어가 시니어들의 활동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유한킴벌리는 시니어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키기 위해 액티브시니어 캠페인 '시니어가 자원이다'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경험과 지혜를 지닌 시니어가 젊을 때의 열정을 발휘함으로써,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고, 시니어의 지식과 경험을 자원으로 활용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손 본부장은 마지막으로 "시니어산업을 육성하면서 산업생태계를 일구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유한킴벌리의 시니어비즈니스에 기회를 만들어줄 것"이라면서 "이러한 과정에서 유한킴벌리 역시 지속적인 성장을 일굴수 있어 진정한 CSV(공유가치) 경영을 실현할 수 있을 것 "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