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기읍사무소는 지금은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옛 풍기읍성을 모티프로 삼았다. 건축의 설계이념, 건물의 외관과 주변 조경, 내부 구조와 인테리어 역시 풍기읍성의 역사성과 축성양식을 반영하였다. 그 중 주안점을 둔 것이 사통팔달했던 풍기읍성의 개방성과 사람을 살리는 풍기의 인본사상이었다. 이런 까닭에 읍사무소는 담장이 따로 없고 외부광장에서 읍사무소로 드는 입구 역시 따로 없다. 커다란 광장에는 키 큰 소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주고, 외부 휴식데크 역시 커다란 평상에 그늘막을 얹은 디자인이다. 그늘막은 태양광 패널로 태양에너지를 활용한 읍사무소의 일부 전력으로 사용된다.
풍기읍의 살림을 꾸리는 현 주정례 풍기읍장은 풍기읍성이란 표지석이 서 있는 곳이 입구일 수 있으나, 동서남북 어느 방향으로도 읍사무소로 드나들 수가 있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개방형 구조입니다. 옛 풍기읍성은 영남과 충청도를 오가는 사통팔달의 요지에 자리했습니다. 때문에 풍기읍성의 4대문을 모티브로 모두 4개의 출입구가 있습니다. 또 인삼과 인견, 선비정신에 담긴 사람 인(人)자를 형상화하였습니다. 즉, 백성을 섬기던 풍기의 목민관들의 위민정신까지 담아내었습니다."
(사진=이강)
읍사무소의 내부 디자인 역시 외부를 조망할 수 있게 통유리벽을 설치하고, 2층의 경우 각각의 테마에 맞는 데크형 구조로 꾸몄다. 2층에 올라보니, 제일 먼저 제운루(霽雲樓), 기주절제아문(基州節制衙門)이라고 쓰여진 현판이 눈에 띈다. 기주(基州)는 고려 때 풍기의 지명이고, 제운루는 관아로 드는 문루의 이름이다. 현판의 글씨는 고려 공민왕의 글씨로 매우 힘이 넘치는 서체인데, 원본은 영주 소수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2층은 외부 광장과 연결된 공연데크, 남원천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데크, 전시를 위한 벽면을 가지는 전시공간으로 나뉘어져 있다. 자연스럽게 동선을 따라 외부조망 데크에 서니 남원천과 인근 마을의 풍경이 내려다보인다. 마치 옛 풍기읍성의 문루에 올라선 듯한 착각이 드는 순간이다.
예부터 읍성은 읍과 성, 경계와 보호가 어우러진 하나의 공간이었다. 소통과 개방의 공간이자 광장이 바로 읍성이라면, 풍기의 들판에는 사람을 살리는 풍기땅의 정기를 드높이고자 했다. 풍기읍사무소를 하늘에서 내려보면, 들판에 '사람 인(人)' 글자가 돋음체로 각인되어 있다.
문의
-영주시청: www.yeongju.go.kr(관광사업과 054-639-6601~6606)
-풍기읍사무소: 054-636-3001
이강 여행작가, 뉴스토마토 여행문화전문위원 gha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