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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뺏기·노조탈퇴 압박은 기본···서비스센터 횡포에 원청은 수수방관
입력 : 2015-09-30 오전 7:00:00
◇9월17일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 조합원들이 LG유플러스 강북서비스센터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사진/뉴스토마토
 
인터넷·통신 업계 서비스 기사들의 처우 문제는 근본적으로 원청이 나서서 고용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게 노동자들의 주장이다. 정점에 있는 원청만이 원청-협력업체(서비스센터)-간접고용·도급화로 이어지는 구조를 끊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현실은 반대다. 원청이 하청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면서, 서비스센터의 횡포는 더 심해졌다.  
 
최영열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 부지부장은 "LG유플러스는 서비스센터를 실적에 따라 분류해 재계약한다"며 "이런 과정에서 원청과의 재계약에 열을 올리는 서비스센터가 실적을 위해 노동자들을 닦달하는 구조가 만들어졌고, 그 중심에는 LG유플러스센터장협의회 대표 박모씨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LG유플러스센터장협의회에는 전국 70여개 LG유플러스 서비스센터 중 90%가 가입돼 있다. 센터장협의회는 형식적으로는 원청과는 별개로 서비스센터 운영 전반에 대해 논의하고 방향을 결정한다. 이곳 대표인 박씨는 강북과 성북·도봉 등 서울 주요지역의 서비스센터 사업권을 가진 누리온정보통신 대표다.
 
최 부지부장은 "강북서비스센터는 지난해 3월 노동조합 결성 조합원을 해고하거나 의정부 등 주거지와 먼 지역으로 담당지역을 옮기는 불이익을 가했고, 노조 결성에 즈음해서는 대체인력을 투입해 조합원 일감을 줄였다"며 "심지어 박씨는 공공연히 노조 탈퇴를 종용한다"고 증언했다.
 
노조는 박씨의 과거 이력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1982년 한국전력에 입사해 통신업무를 담당했으며 이후 LG파워콤으로 이직, 독립해 LG유플러스 서비스센터를 만들었다. 협의회 대표도 맡았다. 이런 경력에 대해 노조는 원청인 LG유플러스와 LG그룹이 자사 출신인 박씨를 내세워 노조 탄압을 방치한다고 주장한다.
 
정종문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 연대팀장은 "박씨는 대화로 문제를 풀자는 노조의 요구에는 묵묵부답이면서,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노조 탈퇴를 압박해 부당노동 행위를 일으킨다"며 "이는 원청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 일인데도, 원청은 수수방관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노조 탄압 외에도 서비스 기사들의 개인사업자 지위를 악용,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부정수급한 사실까지 적발됐다. 노조에 따르면, 박씨는 이미 서비스센터에 재직 중인 서비스 기사 3명을 신규 채용으로 위장, 서울시의 중소기업 고용지원사업에 참여해 3600만원 상당의 지원금을 타냈다. 이 과정에서 해당 노동자들을 서울시 일자리지원사업 사이트에 가입시키고 아이디와 암호, 공인인증서까지 복사했다.
 
◇박OO LG유플러스 서울 강북센터장의 서울시 일자리지원사업 부정수급에 대한 서울시의 부정수급금 환수조치 내용. 자료/새정치민주연합 김문수 서울시 의원
 
정 팀장은 "정부에서 부정수급한 돈을 마음대로 쓰려고 개인정보법 위반까지 저질렀다"며 "이용당한 노동자들은 입사한 지 몇 달 안 돼 노조에도 미처 가입하지 못했고, 개인사업자라는 열악한 지위 탓에 박씨의 요구를 거부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박씨의 지원금 부정수급 사례를 적발하고도 부정수급금을 환수하고 해당 사업 참가를 1년간 금지시키는 데 그쳤다. 추가 고발이나 징계는 없었다. 이러자 박씨는 오히려 내부고발자 색출을 명목으로 노조를 더 탄압했다는 게 서비스 기사들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박씨는 취재팀과의 통화에서 "서울시의 지원금을 부정수급한 일이 없다"며 "노조에 관한 일은 한국경영자총협회에 위임했고, 더는 할말이 없다"고 전화를 끊었다.
 
다른 서비스센터 역시 노조 탈퇴를 압박하며 노동자들을 착취하기 일쑤다. 
 
LG유플러스 경기도 용인서비스센터는 지난해 7월부터 외주 인력을 투입해 기존 개통 기사들의 일감을 돌렸고, AS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기사들이 개통 업무까지 맡는 이른바 '멀티기사' 전환도 발표했다. 노조에 따르면, 멀티기사는 최저임금의 기본급만 받고 AS 업무를 처리하며 추가로 처리하는 개통 업무는 '건 바이 건'(건당 실적에 따른 수당)으로 수수료를 받는다. 실제로는 업무량만 크게 늘었을 뿐 임금 수준은 나아지지 않았다.
 
용인서비스세터는 이런 방침에 노조가 반발하자 다음 날 기사들의 업무 시스템 접속코드를 정지시키고, 업무 할당도 하지 않았다. 직무 정지로, 사실상의 해고 통보다.
  
LG유플러스 경기도 광주·하남서비스센터는 퇴직금 지급 등을 회피하기 위해 폐업이라는 수단을 동원했으며, 서비스센터를 여러 개로 분할하는 '마이크로센터'로 만들어 일감을 강제로 줄이고 근무 담당지역을 옮겨버리기도 했다.  
 
최영열 부지부장은 "LG는 말로는 정도·상생경영을 내세우지만, 서비스센터는 임단협 이후에도 노조를 탄압하고 원청은 이를 방관한다"며 "서비스센터에서 일어난 부정과 노조탄압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합당한 처벌과 해당 업체의 진심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병호·김동훈 기자 choibh@etomato.com
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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