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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세이프티 골든타임! 삼성정밀화학 울산공장을 가다
입력 : 2015-09-20 오후 3:13:21
삼성정밀화학 울산공장 전경. 사진/삼성정밀화학
  
"울산사업장의 전 사원들은 매일 오전 두 시간 동안 다른 업무를 제쳐두고 오로지 안전 점검만 합니다."
 
지난 18일 현장에서 만난 조성우 울산공장장(전무)은 삼성정밀화학만의 특별한 경영법을 소개했다. 삼성정밀화학 울산공장에서 근무하는 650여명의 직원들은 매일 오전 8시에서 10시까지 '세이프티 골든 타임(Safety Golden Time)'을 갖고 그 시간 동안 오로지 공장 안전을 점검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조 공장장은 직접 현장에서 이를 지휘하고 일일이 직접 서명을 남긴다.
 
유별날 만큼 안전을 챙기는 방침은 2년 전 발생한 염소가스 누출사고가 계기가 됐다. 기업들의 안전 사고가 유독 많았던 지난 2013년, 삼성정밀화학도 이를 피해가지 못했다. 2011년 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PSM(공정안전관리제도) 인증의 최고 단계인 P(Progressive) 등급을 취득했던 삼성정밀화학은 이 사고로 강등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어진 사상 최초의 적자, 당시 설립 49주년을 맞았던 회사는 '아홉수'라고 불릴 정도로 힘겨운 2년을 보냈다.
 
안전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는 사고 방지의 중요성을 절감한 그룹차원에서 진행됐다. 안전 사고 후 삼성정밀화학은 노후설비교체 등 안전체제 구축에만 3년간 1000억여원을 투자했다.
 
'2년간 임금 동결'이라는 고통을 감내한 직원들과 함께 손을 맞잡고 혁신을 거듭한 회사는 올 2분기 영업이익 90억원으로 2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정밀화학은 최근 2차전지 소재사업을 삼성SDI에 양도하고, 삼성BP화학 지분율을 19.8%에서 49%로 높여 정밀화학분야를 강화하는 구조로 거듭났다.
 
회사 측은 "다른 기업보다 위기가 빨리 찾아와 이른 성장통을 겪은 것이 내부 결속력이나 경영체질 개선 등에서 오히려 득이 됐다"고 말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회사 내 안전방제센터를 CEO 직속으로 설치해 2달에 한 번 성인희 사장이 직접 참여한 가운데 안전환경회의를 열고 있다. 매주 화·수·목요일은 '불합리 Good Bye Day'로 지정해 직접 배관을 조사하고 호스 체결 상태와 밸브 작동상태 불량, 노즐 캡 설치 등의 사항을 개선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이런 활동을 사내 게시판에서 공유하고 있다.
 
협력사에도 삼성정밀화학과 같은 수준의 안전 점검이 시행되고 있다. 산업안전공단의 'KOSHA18000'을 획득하고 자체적으로 안전관리기사를 양성하도록 지원하는 한편 평가도 철저히 이뤄지고 있다고 조 공장장은 설명했다.
 
삼성정밀화학의 특별한 '청소 경영'도 안전 경영의 일환이다. 지난 4월부터 울산사업장의 임직원들은 매일 배수로와 외곽청소 뿐만 아니라 사업장 내부 고철 수거, 석면자재 위험 표시 등 현장 청소에 열중하고 있다.
 
작업 환경이 깨끗해야 '안전'이 보이고, 불합리한 비용 요소를 제거할 아이디어가 생기며, 직원들의 주인의식을 높일 수 있다는 신념에서다.
 
삼성정밀화학 울산공장 전경. 사진/삼성정밀화학
 
삼성정밀화학은 제조혁신과 원가절감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내부 관계자가 "중국보다 원가를 낮추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큰 사업은 그린소재사업부의 메셀로스(MECELLOSE)와 헤셀로스(HECELLOSE), 그리고 요소수인 '유록스'다.
 
건축용 첨가제 등에 쓰이는 메셀로스는 질소밸브를 반바퀴 조절한다는 아이디어로 질소 유입량을 최적화해 질소 구입 비용을 83% 절감했다.
 
페인트 등에 점성을 부가하는 첨가제로 쓰이는 헤셀로스는 제품공정에서 스팀의 열을 재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원가절감을 실현, 영업이익률을 두 배 가까이 높였다.
 
김종민 헤셀로스과 생산과장은 "헤셀로스는 현재 페인트와 생활용품 뿐 아니라 셰일가스 시추용, 마스크팩으로도 쓰이는 등 용도가 무궁무진하다"며 "상상할 수 있는 끈끈한 무언가에 모두 헤셀로스가 들어가게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삼성정밀화학은 원가절감 비용을 생산증대를 위한 투자에 사용해 내년에 공장을 추가로 증설, 현재 1만톤인 헤셀로스 생산능력을 2만톤까지 늘려 세계 4위에서 3위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유럽연합의 디젤차 배기가스 규제 기준이 기존 '유로5'에서 '유로6'로 강화되면서 삼성정밀화학이 생산하는 요소수 '유록스'도 판매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헤셀로스 공장 조정실의 벽에 붙어있는 대형 세계지도를 가리키며 김종민 과장은 "판매되는 나라들을 세계 지도에서 찾아보면서 초일류 스페셜티 화학사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삼성정밀화학
 
울산=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조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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