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신용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 설립 논란이 국정감사장에서 다뤄지면서 금융위원회와 은행연합회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흐르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은행연합회 조직의 절반에 이르는 80여명을 이직시켜 새로운 기관을 만드는 설립안을 추진중인 가운데 은행연합회가 대규모 직원의 이동과 예산 투입이 없이 연합회 내부에 통합정보신용위원회(가칭)을 두는 안을 제시한 것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 노조는 최근 금융위원회에 금융투자협회의 자율규제 위원회와 같은 형식으로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을 설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금투협의 자율규제위원회는 금투협 내부 조직이면서 나름대로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정보집중기관을 금융위가 추진하고 있는 은행연합회 산하 기관이 아닌 은행연합회 내부 조직으로 두자는 것이다.
앞서 금융위는 5개 금융협회의 신용정보와 보험개발원의 일부 정보를 통합한 신용정보집중기관을 은행연합회 산하 기관으로 설립하겠다는 안을 의결한 바 있다. 은행연합회 출신 80명, 생·손해보험협회 출신 25명에 빅데이터, 개인정보보호 업무 등 신규업무에 대한 추가 인력 7명을 포함한 112명의 인력으로 꾸려진다.
금융위 추진안은 형식상으로는 은행연합회 산하 기관이지만 연합회에 인사 및 예산권이 없다. 그러면서 80여명의 은행연합회 직원을 신용정보집중기관으로 이직시켜야 하기 때문에 신설 신용정보집중기관은 사실상 공공기관으로 분류되고 있다.
은행연합회 직원들은 노조에 이직 거부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로 신용집중기관으로의 이직을 반대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국회 부대의견에 따라 은행연합회 내부에 두고 독립적인 권한을 주면 된다"고 주장했다.
금융위원회는 기존 설립안을 철회할 생각이 없는 상태다. 금융위 국정감사장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산하기관 설립 추진에 대해 "금융위가 관여한 바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그러면서 은행연합회 직원들의 이직 동의서를 받아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음달 6일 열리는 정무위원회 종합국감에서 신용정보집중기관 설립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개인신용정보를 악용할 수 있다는 '빅브라더'(개인의 사생활을 국가가 감시하는 사회)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회법 개정안 논란도 제기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정무위 의원실 관계자는 "종합국감에서는 입법부에서 만든 법률 내용과 다르게 행정부(금융위원회)의 입맛대로 시행령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용정보집중기관 설립에 대해 "금융위가 관여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