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태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3일 증권사 임직원의 자기매매 근절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앞으로 증권사 임직원이 신고를 하지않고 자기매매를 하다 적발될 경우 정직 이상의 제재를 받는 투자금액 기준이 현행 5억원에서 1억원으로 강화된다. 증권사 직원의 자기매매 성과급 지급 관행은 사실상 사라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3일 증권사 임직원들의 불건전한 자기매매 관행 개선을 위해 금융투자협회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거쳐 이같은 내용의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과도한 자기매매 억제를 위해 매매회전율과 매매횟수가 제한되며, 의무보유기간도 설정된다. 당국에서는 일단 매매회전율은 월 500%, 매매횟수는 1일 3회 이내, 의무보유기간은 5영업일의 방안을 제시했다.
내부정보 접근이 용이하고 이해상충 가능성이 큰 리서치센터나 기업금융 부서 임직원의 경우 배우자 등 가족 명의 계좌는 계좌명의인의 동의를 받아 신고해야 한다.
아울러 일부 증권사에서 영업실적을 만회하는 목적으로 자기매매를 악용하는 현실을 고려해, 금융회사 스스로 자기매매에 대한 성과급 지급을 폐지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제재 양정기준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투자원금 기준으로 정직(직무정지) 이상은 5억원, 감봉(문책경고) 2억원, 견책(주의적경고)은 1억원 이상, 주의는 1억원 미만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정직 이상은 1억원 이상, 감봉은 1억원 미만으로 기준이 변경된다.
선행매매나 직무 관련 정보 이용 등 불건전한 방법으로 매매한 경우에는 ‘정직’ 이상의 제재를 받는다.
금감원이 규제 강화에 나선 것은 자기매매로 인한 고객과의 이해상충 발생 가능성 및 자기매매 과정에서 거액의 손실이 발생할 경우 고객이나 회사자금을 횡령하는 금융사고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에 따르면 A증권의 한 직원은 6개월간 2만3310회(일평균 190회)의 초단타 자기매매 사례가 적발됐다. B증권 직원의 경우 자기매매계좌 추가증거금 현물납부를 위해 회사 보유채권 25억9000만원을 횡령했다.
하지만 최근 6년간 증권사의 자기매매 관련 자체감사 지적은 전체 지적 대비 2.0%에 불과하고, 징계수준도 구두경고 수준으로 경미한 수준이다.
이은태 금감원 부원장보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를 거쳐 마무리하겠다”며 “이번을 계기로 후진적인 자기매매 관행이 사라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