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은행의 대출 상담 창구. 사진/뉴시스
은행권은 정부가 22일 은행의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높이겠다는 골자로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이 수익성을 악화 시킬 것이라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 중 은행들이 2017년까지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분할상환 비중을 40%에서 45%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내용에 가장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분할상환 비중을 당장 올해 말 35%, 내년 말까지 40%, 2017년말까지 45%의 목표비중을 달성해야 한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올해 말까지 35%, 내년 말까지 37.5%를 거쳐 2017년까지 40%를 달성해야 한다.
은행권은 우선 수익성이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부터 네 차례 단행된 기준금리 하락과 대출시장의 포화로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은행으로서는 이번 대책은 악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요구하는 고정금리 및 분할상환 대출로 고객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대출 금리를 내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자뿐만 아니라 원금을 바로 상환하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대출 시장도 위축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은행의 건전성 제고와 금융시스템 안정 측면에서는 긍적적인 면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반기 미국 금리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금리 변동에 대한 충격파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원리금을 꼬박꼬박 받는다는 것은 은행 입장에서 자금 유동성이 높아진다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주신보) 출연요율을 개편해 은행이 스스로 분할상환 대출을 취급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은행의 분할상환 대출과 일시상환 대출의 금리격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신보 출연료는 금융사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할 때 출연하는 기금으로 각 금융사는 이를 비용으로 산정해 대출금리에 반영한다. 정부는 은행들이 일시상환 변동금리 대출을 많이 취급할 수록 기금을 많이 출연토록 해 분할상환대출을 취급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12월부터 분할상환 고정금리인 대출의 경우 출연요율을 0.1%에서 0.05%로 낮추고 일시상환변동금리 대출에 대해서는 출연요율 상한을 0.1%에서 0.3%로 인상하는 방식으로 차등한다는 것이다.
이날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15년 7월 기준 각 시중은행의 분할상환과 일시상환 대출의 금리 차이는 약 0.3%포인트이다. 금융위는 주신보 출연료 우대정책에 따라 민기일시상환 대출 금리가 최대 연 0.06%포인트 감면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출연료 요율을 조정해서 금리를 낮추도록 한다는 유인책은 여러가지 정책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결국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분할상환 대출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금리차이가 지금보다 커지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