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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위에는 '동반성장'이 없다"
재벌 편에 선 동반성장위원회…급기야 무용론마저
입력 : 2015-07-22 오전 7:00:00
◇출범 5년째를 맞은 동반성장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대기업 '눈치' 기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지난해 4월9일 서울역광장에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회원들이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동반성장위원회의 5년은 전형적인 '용두사미'다. 2010년 출범한 동반위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초대 위원장을 맡으며 이목을 끌었다. 초과이익공유제로 재계는 물론 정치권까지 들쑤셨고, 당시 제시한 '동반성장' 화두는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을 전후해 경제민주화 바람으로 이어졌다.
 
과거의 위상은 지금 오간데 없다. 급기야 무용론마저 제기된다. 경제적 약자 편에 서야 할 동반위가 제3의 방관자적 자세만 고집하는 것도 모자라, 재벌 편향으로 기울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희망은 절망이 됐다. 재벌 규제를 통한 경제적 약자 보호라는 목표는 재정의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해 재계에 손을 벌리는 순간 실현키 어려운 허상이 됐다. 올해 기준 동반위 전체 예산 57억2900만원 가운데 36.7%인 21억원을 재계 이해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부담한다. 특히 정부의 위탁사업비를 뺀 온전히 운영할 수 있는 실질적 예산으로 범위를 좁히면 재계의 비중은 70%까지 올라간다.
 
돈줄이 한 곳에 편중되면서 그나마 여론의 힘을 빌려 재벌을 압박했던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도 그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지경으로 내몰렸다. 야당과 중소기업, 소상공인 단체들이 법제화를 요구하며 동반위에 힘을 실어줬지만, 동반위는 강력한 규제 칼날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이것도 모자라 적합업종은 민간 자율에 맡기는 상생협약으로 바뀌는 추세다. 대·중소기업 간 힘의 불균형을 감안하면 최소한의 조정 역할도 포기했다는 비판이 높다.
 
해마다 발표하는 동반성장지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기업들의 볼멘소리에 동반위는 등급 체계를 있으나마나 한 수준으로 퇴보시켰다. 지독한 상향평준화 속에 심지어 불공정 행위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부터 제재를 받았던 기업이 버젓이 최우수 등급에 이름을 올리는 등 신뢰성은 이미 금이 갔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아닌 ‘일방성장위원회’, 동반성장 ‘추진’ 기구가 아닌 대기업 ‘눈치’ 기구로 전락했다는 가혹한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 같은 현상은 이미 출범 때부터 예견됐던 지적이다. 민간 자율 협의체임에도 업무는 공공적 성격을 띠는 기형적 구조가 계속된 데다, 재벌 등의 압박으로부터 버틸 수 있는 독립성과 강제성이 애당초 확보되지 않았다. 태생적 한계는 곧 현실적 어려움에 부딪혔고, 이는 동반위의 좌초를 가져오는 참혹한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천명한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말 그나마 흉내 수준이라도 냈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민주화라는 대선 공약을 버리고 ‘원수’라는 극한 표현까지 써가며 규제 철폐를 주장해 동반위를 고립무원의 처지로 만들었다.
 
김기성·이순민 기자 kisung0123@etomato.com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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