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여자 아이를 성추행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70대 노인에 대해 검사가 "형이 가혹하다"며 항소해 2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검사가 피고인의 형량이 가혹하다며 항소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서울고법 형사11부(재판장 서태환)는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위반 혐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로 기소된 A(77세)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1심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은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강제로 추행한 어린 피해자는 아직 정신적·육체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됐다"면서 "피고인이 피해자측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이 현재 77세 고령으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고 항소심에 이르러 범행을 인정하고 뉘우치며 아내가 심한 치매 증상으로 요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족관계, 범행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과 대법원 양형위원회 양형기준 적용 결과 등을 모두 종합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평택시 한 공원에서 놀고 있는 B양(당시 7세)을 보고 다가가 과자를 주겠다면서 말을 건 후 손으로 허벅지를 만지고 속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는 등 B양을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피고인의 죄질이 불량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징역 4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했다. 다만 A씨에게 진지하게 범행을 반성할 기회와 B양 측과 합의할 시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