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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가족 속여 결혼…법원 "혼인 취소하고 위자료 줘야"
입력 : 2015-06-16 오전 11:55:43
A(남·33)씨는 지난해 10월 교회 친구 소개로 B(여·29)씨를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당시 B씨는 A씨에게 자신이 지방에 있던 가족과 함께 서울로 올라오면서 서울 유명 사립대에 편입했고 졸업반으로 국가고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나이가 많은 것에 대해서는 휴학을 반복하면서 졸업이 늦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두 거짓이었다. B씨는 자신이 말한 대학에 입학한 사실이 없었다. 하지만 B씨는 A씨를 계속 속였다. 자신의 SNS에 대학교 재학생이라고 기재했고 A씨와의 통화나 카카오톡 대화 등에서도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 두 사람은 2개월간의 교제 끝에 결혼을 결심하고 양가의 허락을 받은 다음 12월 혼인신고를 했다.
 
그러나 B씨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A씨가 대학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확인하면서 거짓말은 곧 들통났다. A씨는 B씨를 추궁했고 그 과정에서 B씨 부모가 서울이 아닌 거제도에서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서울가정법원 가사6단독 박성만 판사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혼인취소 및 위자료 등 청구 소송에서 "둘 사이의 혼인 신고를 취소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B씨는 A씨에게 학력, 가족사항, 집안내력, 경제력 등 혼인의사 결정의 본질적인 내용 전반에 관해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A씨는 이같은 B씨의 거짓말로 착오에 빠져 B씨와 혼인 의사표시를 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같은 기망에 의한 착오가 없었더라면 A씨가 이 사건 혼인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B씨의 기망행위는 혼인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또 "B씨는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1000만원을 A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민법 제816조 제3항은 혼인취소의 사유로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해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때'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사기를 안 날 또는 강박을 면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혼인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
 
가정법원 관계자는 "기망 사유로 인한 혼인취소는 종종 있다"면서도 "이처럼 혼인의사 결정에 본질적 내용들인 학력, 가족사항, 집안내력, 경제력 등에 대한 기망의 정도가 커 혼인이 취소된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사진 /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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