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지난 대선에서 국가정보원 직원들에게 불법 정치개입·선거운동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64) 전 국정원장이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김상환 부장)는 9일 공직선거법 및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 전 원장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에 자격정지 3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함께 기소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함께 자격정지 1년이 선고됐고,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은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6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국정원법 위반 혐의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확정된 2012년 8월20일 이후 국정원 심리전단의 사이버 활동에 대해 선거개입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국정원의 소중한 기능과 조직을 특정 정당 반대활동에 활용했으며 이는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한 행동으로 엄단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대선 국면에서 특정 후보자를 당선 또는 낙선하기 위한 목적의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점을 피고인들은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선거운동은 방송, 인터넷 등 미디어 활용으로 급속히 전환됐고 SNS에서 솔직한 의견을 주고받는 것은 (유권자의) 감성적 판단에 영향을 줌으로써 선거의 장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국정원 직원들이 조직적 체계적으로 일반 국민인 것처럼 가장해 새로운 방법을 활용한 것은 선거운동의 핵심요소를 갖췄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원 전 원장은 구속되기 전 재판장에게 "저로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한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특히 재판부는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김모씨의 이메일에서 나온 '시큐리티 파일'에 대해 "통상적 업무를 수행하면서 김씨가 작성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며 증거능력이 있다고 원심과 판단을 달리했다.
검찰 수사의 단초가 된 이 파일은 원심에서는 "김씨가 해당 파일을 작성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증거로 인정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175개 계정만이 국정원 직원들의 사이버 활동에 사용한 것으로 인정했고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다.
해당 판결을 공개 비판한 수원지법 성남지원 김동진(46·연수원 25기) 부장판사는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앞서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축소시켜 대선에 영향을 미친 혐의로 원 전 원장과 함께 기소됐던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달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