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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오갑렬이 도피총책"..되짚어 보는 유병언 행적
사인은 못 밝힌 채 검찰 수사 사실상 마무리
입력 : 2014-08-12 오후 6:02:57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숨진 채 발견된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73)에 대해 12일 '공소권 없음' 처분이 내려진 가운데, 검찰은 유 회장의 도피를 도운 총책으로 매제인 오갑렬(60) 전 체코대사관 대사를 지목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차장)은 이날 장남 대균(44)씨 등과 함께 오 전 대사를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오 전 대사가 실제로 범인도피를 한 적도 많았지만, 형법상 친족특례조항에 따라 유 회장의 가족이나 친척은 범인도피 혐의에 대한 처벌은 면할 수 있기 때문에 범인도피교사(敎唆)혐의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오 전 대사는 지난 4월말에서 5월10일 사이에 검·경의 수사상황과 도피지원 계획, 여론 및 구원파의 동향 등을 편지에 적어 구원파 신도 박모씨를 통해 유 회장에게 보고했다.
 
또 박씨를 통해 유 회장의 지시사항이 적힌 쪽지를 전달받아 이를 이행하거나 다른 구원파 신도들에게 전파하는 등 도피를 적극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 전 대사의 부인이자 유 회장의 여동생인 경희(56)씨도 유 회장 은신처 마련에 적극나서고 구원파 신도에게 도피협조 지시를 내리는 등 유 회장의 도피를 총괄한 혐의를 받았지만 친족특례조항에 따라 기소유예 처분됐다. 
 
검찰은 이들과 함께 이재옥(49)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이 유 회장의 도피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이사장은 5월18일 금수원 공개 당시 "큰 소리로 회장님을 부르면 (유 회장이) 나올지도 모르겠다"고 말한 인물이다.
 
오 전 대사 부부와 이 이사장은 유 회장으로부터 수시로 지시사항을 전달받아 도피처를 물색하는 등 도피 조직을 이끈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이사장도 상당한 역할을 해서 누가 높다고 하기는 어렵다"면서 "다 모여서 일사분란하게 지시가 내려가는 게 아니라 긴박한 상황에서 직접 만나기도 하고 쪽지로 왔다갔다 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4월16일 이후 법무부는 유 회장 일가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
 
참사 발생 후 3일만인 4월19일 대균씨는 출국을 시도했지만 이 조치로 인해 출국할 수 없었고, 같은날 유 회장 일가는 금수원에 모여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하고 사실상 도피를 결정했다.
 
인천지검은 4월 20일 특별수사팀을 꾸렸고 23일 금수원을 1차로 압수수색했다. 그러나 유 회장은 이날 새벽 검찰의 압수수색 예정 소식을 듣자마자 '신엄마' 신명희(64)씨의 언니 집이 있는 경기 안성의 H 아파트로 1차 도피했다. 1차 도피 당시 여동생 경희씨와 오 전 대사 부부, 구원파 신도 박모씨 등 측근이 동행했다.
 
다음날인 4월24일 유 회장은 구원파 신도 한모(49)씨의 집으로 2차 도피했다. 이후 유 회장은 5월4일 이 이사장 등 구원파 신도와 함께 순천시 서명 학구리 소재의 별장 '숲속의 추억'으로 3차 도피했다.
 
이같은 사실은 차후에 드러났으며 이를 파악하지 못한 검찰은 5월12일에 대균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16일에 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아 이들을 뒤쫓았다.
 
그러던 중 5월24일 밤11시부터 이튿날 새벽 1시20분 사이에 순천과 안성에서 유 회장의 도피조력자인 추모씨와 변모씨, 정모씨, 한모씨가 체포됐다. 
 
검찰은 이들로부터 "며칠 전 송치재 별장 인근에서 유 회장을 본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5월25일 오후 4시쯤부터 별장 주변을 점검했다.
 
이후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같은날 밤 9시30분쯤 송치재 별장을 수색해 유 회장의 수행비서 신모(33)씨를 긴급체포했다. 신씨의 진술에 따르면 수색 당시 유 회장은 별장의 통나무 벽장에 숨어있었지만 발각되지 않았다.
 
같은 날인 5월25일 순천 별장 인근에 있는 야망연수원에 머물던 운전기사 양회정(55)씨는 새벽3시30분쯤 검찰수사관이 수색하는 소리를 듣고 급히 전주로 달아났다. 양씨는 이를 이 이재옥 이사장에게 보고했지만, 수사팀은 이 이사장을 5월26일 밤8시40분쯤 체포했다.
 
별장 수색을 전후로 유 회장의 순천 도피에 관여한 구원파 신도 10명 중 7명이 줄줄이 체포되고, 오 전 대사 부부가 검찰에 수시로 소환되면서 유 회장이 순천 별장 인근에 혼자 고립됐다는 사실이 구원파에게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그후 미궁에 빠진 유 회장의 행적은 6월12일 순천 별장에서 2.5km 떨어진 매실밭에서 드러났다. 신원을 알 수 없을 만큼 부패된 상태로 발견된 시신은 7월2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식으로 유 회장임이 최종 확인됐다.
 
이날은 경찰이 경기도 용인의 오피스텔에서 장남 대균씨와 도피조력자 박모씨를 검거한 날이기도 하다. 대균씨는 4월22일 구원파 신도 하모씨의 오피스텔로 도피한 이후 7월25일까지 96일간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하씨와 박모씨의 조력을 받으며 은신해왔다.
 
유 회장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사망 원인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인천지검 관계자는 "사망 원인은 순천에서 하는 것이고 저희 관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12일 인천지검 이헌상 2차장 검사가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News1
 
조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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