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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스파이 혐의로 캐나다 부부 조사 중..대국의 보복인가
中 "중국의 군사·국방과학연구 기밀 빼돌려"
입력 : 2014-08-06 오후 3:19:19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 정부가 자국의 국가 기밀을 훔쳤다는 명목으로 캐나다인 부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캐나다가 중국 정부를 해킹의 배후로 지목한 바 있어 중국의 보복이라는 관측이 나타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캐나다 국적의 케빈 개럿, 줄리아 개럿 부부가 단둥 국가안전국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 뱅쿠버 출신으로 알려진 개럿 부부는 1984년부터 중국에 거주했다. 중국 남부 도시에서 강사로도 일했던 이들은 6년전 단둥시로 이주해 압록강변에 '피터스커피하우스'라는 카페를 열었다. 이 카페는 단둥의 명소 중 한 곳으로 북한 관광을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여행사 대행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와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중국의 군사 및 국방과학연구 기밀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서방 국가들이 중국 정보를 빼내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상황에 개럿 부부가 연루돼 있다는 것이다. 중국 언론들은 캐나다와 미국의 특별한 관계를 고려했을 때 이들 부부를 통해 입수한 정보가 미국으로 흘러들어가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추측했다.
 
개럿 부부의 가족과 캐나다 정부는 당황스러운 반응이 역력하다.
 
캐나다에 머물고 있는 개럿 부부의 큰 아들 시몬 개럿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CSMP)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농담인 줄 알았다"며 "부모님은 스파이와는 거리가 먼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모님과 월요일 저녁까지도 연락이 닿았다"며 "친구와 저녁을 먹으러 외출한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소식이 두절됐다"고 전했다. 중국인들을 돕기 위해 평생을 바쳤던 부모님의 삶을 생각했을 때 스파이는 말도 안된다고 시몬은 거듭 강조했다.
 
개럿 부부의 카페 인근 해산물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여종업원은 "월요일까지는 가게 문을 열었다"며 "그날 저녁 경찰이 찾아왔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주중 캐나다대사관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해당 사실을 확인한 후 관련 정보 수집과 사태 파악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자국민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고 입을 닫았다.
 
현재까지 개럿 부부의 소재는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이들이 운영했던 카페의 문은 굳게 닫힌채 "오늘은 쉽니다. 곧 만나요"라는 문구만 내걸려 있다.
 
◇단둥시 압록강변에 위치한 '피터스커피하우스'. 개럿 부부가 운영했던 이 카페는 현재 '오늘은 쉽니다'란 문구만 내 걸린채 굳게 문이 닫쳐 있다.(사진=로이터통신)
 
개럿 부부를 스파이 혐의로 조사하는 배경으로 여러가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신빙성이 높은 것은 중국이 캐나다에 보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캐나다 정부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해커가 자국의 국가연구원을 해킹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캐나다가 미국 정부의 말만 들은 채 신뢰할 만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터무니없는 비난을 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급기야는 외국인 조사라는 이례적 수단까지 사용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산업 지표에서 국가급 지도자 생일에 이르기까지 국가 기밀의 범위는 정하기 나름"이라며 "중국에서 국가기밀 유출이 중대 범죄임을 감안한다면 무기징역에서 사형까지도 판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까지 이들이 단순 체포된 것인지 이미 기소가 된 상황인지는 알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중국 사회의 금기를 건드렸다는 지적도 있다. 독실한 크리스찬으로 알려진 개럿 부부가 암암리에 선교 활동을 해 당국의 미움을 샀을 것이란 추측이다. 중국에서 외국인의 종교 활동은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 외국인 대상 교회는 허가된 장소에서만 모임을 가질 수 있고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선교는 절대 금지다.
 
케빈은 작년 말 캐나다의 한 교회에서 "단둥으로 가게된 것은 하느님의 뜻"이라고 간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외신들이 이번 일을 '북한의 캐네스 배 억류 사건'에 비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이 북한의 안보리 결의안 위반을 근거로 대북지원을 중단하고 있는 가운데 개럿 부부가 카페를 통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해왔다는 점도 또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들 부부는 단둥에 정착한 이후 비영리단체를 조직해 기름과 쌀 등 북한에 구호물품을 제공해 왔다.
 
또한 현지 공안 당국이 압록강변에서 북한쪽을 향한 사진과 영상 촬영을 제한하고 있는데 반해 개럿 부부의 카페에서는 자유롭게 북한의 모습을 살필 수 있다는 점도 관심을 사는 부분이다.
 
피터스커피하우스는 북한과 중국을 잇는 '북중우의교'에서 세 블럭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카페 창가에 앉으면 차량 이동 등 양국의 교류 상황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과거에도 다수의 외신 기자들이 이 곳을 찾아 양국의 미묘한 관계를 관찰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한편 개럿 부부의 스파이 혐의가 사실무근으로 밝혀질 경우 중국은 적지 않은 역풍을 맞을 것으로 전망됐다.
 
오는 11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위해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가 중국을 찾기 전까지 어색한 긴장 관계가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지난해 기준 729억캐나다달러에 이르는 양국의 무역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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