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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정현 "결혼? 억지로 이뤄지는 일은 아냐"
입력 : 2014-04-30 오전 8:29:35
◇신곡 '그 다음해'를 발표한 가수 박정현. (사진=블루프린트뮤직)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가수 박정현이 오랜만에 새 노래를 내놨다. 30일 발표한 박정현의 노래 ‘그 다음해’는 지난 2012년 발표한 정규 8집 앨범 ‘Parallax' 이후 약 2년 만에 선보이는 신곡이다. 오랜 만남을 가져온 연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박정현은 지난 18일 ‘그 다음해’를 비롯해 총 세 곡의 새 노래가 담긴 앨범 ‘싱크로퓨전’(Synchrofusion)을 발매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했고, 박정현의 앨범 발매 일정은 미뤄졌다. 결국 지난 29일 소속사 측은 “세월호 침몰 참사에 대한 애도의 뜻으로 앨범 발매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수록곡 중 ‘그 다음해’만 발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경쾌한 리듬의 타이틀곡 ‘더블 키스’를 지금과 같은 시기에 발매하기엔 적절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박정현은 앨범 발매가 예정됐던 시기에 앞서 지난 16일 각 언론사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박정현과 나눈 이야기를 담는다. 박정현은 조금 서툰 한국어 실력에도 불구하고 성실히 인터뷰에 임하면서 솔직한 마음 속 이야기를 털어놨다.
 
다음은 박정현과의 일문일답.
 
◇가수 박정현. (사진=블루프린트뮤직)
 
-이번에 발표하게 된 ‘그 다음해’는 어떤 노래인가.
 
▲내가 이 노래를 작곡하고 윤종신에게 가사를 부탁했다. 솔직히 처음에 멜로디를 지었을 땐 애절한 내용을 상상했다. 그런데 나중에 가사를 받아보니 오랫동안 버틴 커플의 이야기더라. 노래를 하면 할수록 깊이를 느끼게 되더라. 오랫동안 커플로 지낼 수 있다는 게 정말 대단한 감정이더라. 싱글들도 ‘이런 날이 올까’라고 생각하면서 공감할 수 있는 노래라서 좋은 것 같다.
 
-올해 들어 이승환, 이은미, 이소라 등 베테랑 가수들이 잇따라 컴백했다.
 
▲나도 몰랐다. 깜짝 놀랐다. 많은 선배님들이 컴백을 하시더라. 다같이 컴백을 한다고 얘기를 들으니까 든든해지더라. 반가운 얼굴들을 만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이소라 선배님은 원래 록을 좋아하셨는데 자기 안에 있던 걸 용감하게 보여주겠다고 결심을 하신 것 같다.
 
-약 2년만의 신곡이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지난 2년간 굉장히 바빴다. 2012년초엔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의 심사위원을 하고, 그 후에 전국투어도 했다. 가수 김범수와 함께 듀엣곡 ‘하얀 겨울’을 발표하고 활동도 했다. 2013년엔 2012년에 비해 조금 쉬었다. 그냥 쉬어야 될 것 같았다. 앞으로 더 오랫동안 음악을 하려고 조금 회복하는 시간을 가져야 되겠더라.
 
-2011년에는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사실 나는 ‘나는 가수다’ 이후로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참여를 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웃음)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준 것 같다. 최근에 KBS ‘불후의 명곡’에 출연을 했었는데 제작진 쪽에서 오랫동안 부탁을 했다. 오랫동안 거절을 하다가 이선희 선배님 특집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위대한 탄생’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는데 앞으로 후배들을 양성할 생각을 있나.
 
▲그런 생각을 안 했는데 ‘위대한 탄생’을 하면서 ‘아, 내가 이런 위치가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나답게, 언니답게, 선배답게 행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자를 키우는 건 그런 계기가 있으면 그렇게 하겠지만, 내가 잘못 키울까봐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
 
-최고의 보컬리스트를 꿈꾸는 많은 후배들이 박정현을 롤모델로 꼽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때 제일 기분이 좋다. 힘든 일을 싹 잊어버리게 만든다. 내가 진짜 너무너무 제일 좋아하는 말이다. 그런 말을 들으면 후배들에게 포기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항상 우선적으로 생각해서 음악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는 편이다.
 
-1998년 데뷔한 이후 16년 동안 가수로 활동하면서 힘든 적은 없었나.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많았다. 초창기엔 특히 가족들이 미국에 있다 보니 외로워서 그냥 집에 가고 싶을 때가 많았다. 또 음악적으로 절망을 느낄 때도 있었다. 곡이 안 나올 때도 있었고, 너무 무리해서 목이 간 적도 많았다. 그렇게 사는 건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힘들 때는 있고, 인생이란 것이 항상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정말로 포기 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감성적인 R&B 가수로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혹시 팬들 앞에서 댄스 실력을 보여줄 생각은 없나.
 
▲콘서트를 할 땐 춤을 추기도 하고 신나는 음악을 선보이기도 했다. 사실 열 살 때까진 발레를 했고, 학교를 다니면서 뮤지컬도 많이 했다. 그런데 춤 쪽으로는 재능이 없는 것 같다. 솔직히 춤에 대해선 열정이 많이 없다. 몸이 좀 딱딱하고 춤출 때 왼쪽과 오른쪽이 헷갈린다.
 
-올해로 서른 여덟인데. 결혼 생각은 없는지.
 
▲결혼을 (일부러) 안 한 것은 아니다. 주변의 친구들도 다 가족이 있고, 내가 생각을 안 한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또 억지로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되면 되고, 안 되면 안 되는 거라 생각한다.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음악 장르가 있다면.
 
▲지금 나의 가장 큰 숙제가 어떤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것이다. 지금 좀 관심이 가고 있는 분야가 힙합이다. 가요 장르 중에서 제일 발전이 잘 돼가고 있는 장르인 것 같다. 근데 좀 망설이게 되는 것이 나는 힙합에 너무 자신감이 없고, 힙합은 나에게 좀 먼 장르다. 요새 돋보이는 아티스트에 대한 소문이 나면 그 사람의 음악을 찾아들으려고 노력한다.
 
-가수로서의 목표는 무엇인가.
 
▲나는 예전부터 너무나 많이 축복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음악을 하고 있다. 축복받는 만큼 더 노력하게 되는 것 같다. 만약 실패를 했더라도 그게 실패가 아니라 배우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특별한 목표나 욕심은 없지만, 가장 바라는 것은 가족과 부모님이 오랫동안 건강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모든 가족이 참석할 수 있는 무대를 꾸미고 싶다. 우리나라에서 단독 콘서트를 했을 때 가족들이 미국에서 와서 좀 봤으면 좋겠다. 사실 내가 지금 뭘 하고 지내는지 우리 가족들만 모른다.(웃음)
 
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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