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2013년은 글로벌 경제가 진통을 겪고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한 한 해였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은 시퀘스터, 셧다운 등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연말 들어 각종 경제 지표들이 미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알렸다.
유럽 경기는 긴 침체의 터널에서 벗어났고, 일본 경제도 장기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결국 양적완화 축소를 시행했고, 가상화폐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뉴스토마토는 올해 전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2013년 글로벌 10대 경제뉴스'를 다음과 같이 선정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과 디폴트 위기
지난 10월 미국 연방정부가 17년 만에 셧다운에 돌입해 사상 초유의 미국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전 세계 경제를 공포로 밀어 넣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오바마 케어)의 예산을 둘러싸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의견을 좁히지 못해 2014 회계연도(2013년 10월1일~2014년 9월30일) 예산안이 9월말까지 통과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 연방정부는 16일간 폐쇄되며 100만여명의 공무원들이 강제 무급 휴가를 떠나야 했고 경제 지표 발표들도 지연됐다.
10월16일 양당이 임시 예산안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셧다운 상태는 일단락됐고 지난 18일 미 의회가 새 예산안에 합의하면서 2차 셧다운도 피할 수 있게 됐다.
◇1주년 맞은 아베노믹스..소비세 인상 등 경제 과제 남아
올해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가 1년을 맞았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년간 계속된 디플레이션을 타계하고 2년내 물가 상승 2% 목표를 위해 대규모 양적완화와 엔저 공세를 바탕으로 하는 경기 부양책을 펼쳐 왔다.
덕분에 엔화는 지난 1년간 22% 급락했고 일본 증시는 엔화 약세에 힘입어 올 한해 40% 가까이 급등하며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본 기업들의 수익이 늘어나는데 비해 서민들의 삶은 여전히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가는 오르는 반면 임금은 상승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년 4월로 예상된 소비세 인상(5%->8%)이 아베노믹스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 아베노믹스로 일본의 디플레이션 탈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중국 5세대 지도부 정식 출범.. 빠른 성장보다 '개혁'
지난 3월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이끄는 중국 5세대 지도부가 정식 출범했다.
시진핑과 리커창의 새 정부, 이른바 ‘시리(習李) 정부’는 빠른 성장보다 지속적인 성장을 강조하며 ‘고강도 개혁’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11월 열린 중국 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를 통해 이들은 10년간 추진할 개혁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3중전회에서는 금리 자유화, 위안화 변동폭 확대 등의 시장의 역할을 확대하는 경제 개혁 방안 등이 논의됐다.
그러나 중국은행의 유동성 부족 문제와 비은행권의 그림자 금융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중국 리더십의 핵심으로 급부상한 시진핑 국가 주석(사진=로이터통신)
◇비트코인의 급부상..새로운 통화 수단인가, 투기 수단인가
디지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새로운 통화 수단으로 급부상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올해 초 15달러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12월 초에 1200달러까지 오르며 급등했고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삼는 나라들과 상점들도 늘어났다.
비트코인의 특징은 국내외 거래에서 수수료가 붙지 않고 중앙은행과 발행 기관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또 발행 총량이 정해져있어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자유로워 영국 타임스는 비트코인을 “가장 완벽한 화폐”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새로운 통화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 인민은행(PBOC)이 투기를 우려해 비트코인 사용을 금지한데 이어 세계 중앙은행들이 비트코인 투자가 ‘투기’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
또한 전문가들도 들쑥날쑥한 가격으로 인해 비트코인이 화폐의 기능을 다하기 어렵고 해킹에 취약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새로운 화폐로 부상하고 있는 비트코인 (사진=로이터통신)
◇유로존 경기 회복..마이너스 성장 탈출
올해는 그리스 재정 위기 이후로 바닥을 찍었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였던 의미있는 한 해였다.
잇따른 지표들은 유로존의 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유로존은 지난 2분기 드디어 18개월 연속 이어지던 마이너스 성장률을 탈출한데 이어 지난 3분기엔 0.1%를 기록하며 두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률을 이뤄냈다.
지난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로존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0%로 제시했다. 올해 성장률 추산치인 -0.4%에서 크게 호전된 수치다.
특히 아일랜드는 지난 13일 구제금융 프로그램에서 졸업해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구제금융에서 벗어난 첫 국가가 됐다.
◇금 시대의 몰락..1년내내 하락세, 1200달러선도 무너져
금이 안전자산으로 칭송받던 시대가 몰락한 것일까.
금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미국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29% 떨어지며 30년만에 최저치로 급락해 1200달러 선도 내어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면서 시중에 풀리는 달러가 적어져 달러 가치가 높아지며 금의 매력이 떨어진 탓이다.
금은 2000년부터 12년간 안전 투자 수단으로 인식돼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서 안전자산으로의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
◇금값은 올해 29% 떨어지며 3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로이터통신)
◇재정절벽과 시퀘스터, 의회 대치로 정부 지출 삭감 개시
올해 초부터 워싱턴 정가는 미국 재정 적자를 줄이는 방법을 놓고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세금을 인상해서 재정적자를 줄이길 원하는 오바마가 이끄는 민주당과 정부 재출을 줄여 재정적자를 줄이자고 주장하는 공화당이 팽팽한 의견 대립을 벌였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부자증세’ 공방으로 몇 달간 시간을 끌었던 재정절벽 협상이 1월 가까스로 타결됐다.
그러나 연방정부 채무 한도를 높이는 방안을 두고 시한을 넘겨 예산 자동 삭감인 시퀘스터가 발동됐다.
이는 결국 10월 연방정부 셧다운을 초래하기에 이른다.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 '스타트'
올 한해 전 세계 증시를 들었다 놨다 했던 양적완화 축소가 결국 12월에 시행됐다.
연준은 내년 1월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현행 850억달러에서 750억달러로 100억달러 줄이는 방안을 내놨다.
잇따라 나온 경제 지표 호조들을 바탕으로 미국 경제가 충분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미국 3분기 경제성장률 확정치는 4.1%로 잠정치 3.6%를 웃돌며 4%대에 진입했다.
또한 연준은 2014년 미국 경제성장률이 최고 3.2%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경제 낙관론..뉴욕 증시 호황
미국 경제 낙관론이 퍼지며 뉴욕 증시도 호황을 누린 한 해였다.
다우존스 지수는 금융위기 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며 올 한해 50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지수도 올들어 44번이나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특히 테이퍼링과 예산안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자 미국 증시는 환호하며 글로벌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뉴욕 증시에 대한 거품 논란이 일고 있지만 잇따른 경제 지표들이 호재를 보이고 전문가들도 미국 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면서 이런 논란을 잠재우고 있다.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뉴욕 증시 (사진=로이터통신)
◇아시아 금융위기의 재현? 공포에 떨었던 신흥국들
지난 여름 신흥국들은 1997년과 비슷한 아시아 금융 위기가 재현될 수도 있다는 공포에 떨어야 했다.
미국이 곧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할 것이라는 관측에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며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등 주요 신흥국의 통화가치, 채권 등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그 예로 인도 루피화 환율은 사상 최저치까지 급락했고 인도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9.5%까지 치솟았다.
신흥국 통화가 양적완화의 수혜를 입어온 만큼 12월 테이퍼링이 현실화되자 자금 이탈 우려가 다시 대두되고 있다.
◇테이퍼링 우려로 사상 최저치까지 급락한 인도 루피화 (사진=로이터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