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건강·산재보험과 의료비 등 예술인을 위한 사회보장제도와 관련한 정책토론회가 22일 예술가의집 다목적홀에서 진행됐다.

예술인복지 정책토론회 제 2회 차에 해당하는 이날 발제와 토론은 현재 추진 중인 건강·산재보험 관련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제언을 받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정희섭 한국문화정책연구소장이 사회를 맡았고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이용호 근로복지공단 차장이 산재보험과 관련해 발제했다. 토론에는 노동렬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오세곤 연극인복지재단 상임이사, 장승헌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상임이사가 참여했다.
◇예술인 건강보험 가입자 실태는?
신현웅 연구위원은 예술인 건강보험 가입자 실태분석 중간 결과와 차후 연구계획을 발표했다. 신 연구위원이 제시한 2012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경우 예술인들은 36%, 전체국민은 27% 수준이지만, 지역가입자의 경우 예술인이 35%, 전체국민은 34%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와 관련해 신 연구위원은 "전체국민 중 지역가입자의 경우 비경제활동인구를 포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술인 지역가입자 수치와 큰 차이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예술인의 열악한 실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2012년 문화예술인 실태조사' 때 사용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소득이 낮은 예술인은 대부분 사업장이 아닌 지역가입자의 형태로 건강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드러나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시사했다.
이번 예술인 건강보험 가입자 연구는 10월부터 진행된 만큼 이제 시작 단계에 있다. 신 연구위원은 향후 연구 과제로 ▲체계적이며 장기적인 예술인 건강보험 가입자 실태파악 방안 제안 ▲건강보험료 부과체계개편 영향 예측 및 이에 대한 대응방안 제시 ▲예술인의 소득금액 산정에 대한 실태파악 ▲기타 예술인의 건강보험 관련 지원사업 검토 등을 들었다.
◇예술인 산재보험 가입과 혜택
예술인복지법이 제정됨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예술인도 산재보험 제도 내로 편입됐다. 정확히 말하면 예술인 산재보험 제도가 따로 마련된 것이 아니라 기존 중소기업 사업주 특례 방식에 예술인이 포함된 것이다.
이날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용호 근로복지공단 차장에 따르면 예술인의 산재보험 제도 편입 이후 현재까지 실제로 보상 받은 사람 수는 3명으로, 이들에게는 총 1200만원 정도의 보험 급여가 지급됐다.
현재의 산재보험은 예술인 본인이 가입하는 임의 가입 방식으로, 본인이 금액을 100% 부담하게 되어 있다. 산재보험을 신청하면 승인 이후 바로 다음날부터 적용대상이 된다. 단, 접수 이전에 다친 부분은 보상 받을 수 없다.
매달 납부하는 산재보험료는 월 보수액에 산재보험률을 곱해 산정된다. 예술인은 현실적으로 보수액 측정이 어려워 고용노동부가 고시한 1~6등급에 따라 보수액에 따른 보험료가 측정된다. 이 차장은 "실연이나 기술지원 관련업에 종사하는 예술인은 오락•문화 및 운동 관련 사업으로 분류돼 1%의 산재보험률 적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질적으로 산재보험을 통해 보상을 받기 어렵다는 의견에 대해 이 차장은 "'업무상이냐, 아니냐'의 문제로 질병 쪽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긴 하다"면서 "신체 일부가 부러졌다거나 할 때는 95% 이상 산재 승인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예술 장르별 다른 접근 필요..차별 없어야"
발제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 노동렬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산재보험과 관련해 "각 예술 장르별로 다른 디자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교수는 "'활동 중'이라는 개념을 전체 장르에 과연 어떻게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겠나. 또 방송만 하더라도 작가와 조명 담당자의 산재는 상당히 다르지 않나"라고 질문한 후 "각 예술의 장르별로 예술인의 처지나 예술인의 개념, 건강·산재보험 적용대상과 범위가 다르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록 늦게 시작했지만 시혜적 정책이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실용적 혜택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세곤 연극인복지재단 상임이사는 "이번 건강·산재보험 관련 연구기간이 3개월로 되어 있는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도 언제라도 분석할 수 있는 원자료가 우선적으로 확보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노동렬 교수와 마찬가지로 오세곤 상임이사 역시 예술 분야 간 충돌에 대해서 언급했다. 정서적으로도 어느 분야에서 피해의식 느끼지 않고, 어느 한쪽이 특혜 받거나 시혜 받는다는 느낌 들지 않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현 분류에 따르면 거의 대다수의 예술인이 1등급에 해당하는 상황"이라면서 "긴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승헌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상임이사는 "전문무용수지원센터의 경우 한 해에 30여명, 1억원 정도를 지원 중"이라면서 "만약 무용수가 건강•산재보험에 가입하게 되면 중복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사각지대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또 "건강·산재보험 가입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은 것도 문제점"이라면서 "가입자수 증가를 위해서 일반 보험 영업처럼 공격적인 홍보가 추진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마무리 발언에서 이용호 근로복지공단 차장은 "예술인이 산재보험 중 중소기업 사업주 특례로 편입된 경우이기 때문에 예술인들만의 특성을 반영하기 힘들다"고 말한 후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것은 보상사례가 많이 나와 판례로 축적되는 것인데 앞으로 차차 보완되기를 기대한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