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공적기금·금융기관·대기업이 VC에 관심 가져줘야 하고, 일몰제와 감사원 감사방식은 개선돼야 한다."
이종갑 벤처캐피탈협회장(사진)이 벤처캐피탈의 우수한 투자 성과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현재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은행 예금으로는 수익이 불가능한 만큼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는 벤처캐피탈이 대체 투자의 좋은 후보라는 것.
지난 22일 '2012년 벤처캐피탈 업계 동향 및 올해 투자전망' 간담회에서 이 회장은 "은행 예금보다는 우리 벤처캐피탈의 조합(펀드)에 자금을 출자하는 것이 실적이 좀 더 낫다”며 “사학연금와 많은 공제회 등은 은행 예금으로 수익성이 불가해 결국 대체 투자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고, 좋은 후보가 바로 벤처캐피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2000년 초반에 벤처기업 및 벤처캐피탈에 직접 투자해 실패한 사례가 있어 몇몇 공제회에서는 벤처캐피탈은 쳐다도 안 본다"며 "회원들에게 투자금을 줄 수 있을지 의문시되는 상황에서 벤처캐피탈의 1~2%라도 출자하면 4~5년 후 실적으로 보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1년까지 484개 조합을 해산한 결과 상위 10%의 펀드의 내부수익률(IRR)은 24%에 달한다. 상위 25%의 펀드의 IRR은 10%다.
특히, 벤처업계의 침체기와 회복기를 경험한 우리나라의 최근 10년간 평균 IRR이 3~4%대인 것을 감안해도 나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최근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명예이사가 벤처에 6000억원 규모를 투자한 것처럼 많은 대기업들이 벤처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며 "또한 국내 연기금의 많은 자원 가운데 대체투자 그 중에서도 벤처투자로 이뤄졌으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가의 효율적 자원관리 측면에서는 은행보다 벤처캐피탈"이라며 "은행도 직원들이 대출기업의 사후 관리를 하지만, 벤처캐피탈은 투자금 회수가 진행된 이후에도 벤처기업과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일몰제, 감사원 감사 등 벤처투자와 관련된 규제와 제도도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말에 종료되는 세제지원 일몰 조항이 다시 2년간 연장된 상태"라며 "다른 분야는 몰라도 벤처투자의 성과를 보려면 장기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10년 이상 장기로 가던지 아예 없애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가가 벤처를 중요한 과제로 보는만큼 수 많은 사람들이 창업에 나서는데 관심을 가지게 하려면 제도적으로 국가의 의지가 있어야 의미가 있다"며 "자체 분석 결과, 세제지원 등으로 인해 소득세 및 법인세 등 국가 세수에 플러스된 것이 훨씬 많았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의 감사 방식도 변경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각종 연기금에서 운용을 전담하는 담당자는 업계 프로지만, 운용사 선정, 관리, 감독 등 전부 서류 등 형식 위주로 감사를 받다보니까 기금 담당자들이 위축된다는 것.
이 회장은 "펀드는 이익이 나고 해산돼도 포트폴리오를 보면 한 두 개는 도산해 하나도 못 받는 경우도 생긴다"며 "전체 펀드는 상위 2~3개 기업의 투자 대가로 IRR을 맞추는데 매년 서류 등 형식 위주로 감사를 받다보니 연기금 담당자들이 우리를 대하는 자세도 점점 보수적으로 바뀔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투자금 회수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이 회장은 "코넥스시장이 생기면 벤처캐피탈 입장에서는 엑싯 방안이 많아져 우리로선 대환영이다"라며 "일반 투자가들이 아니고 선수들의 시장이라 기업에 대한 이해폭도 넓을 것으로 예상돼 작동만 잘되면 괜찮을 것"으로 진단했다.
반면, 대기업의 벤처기업 인수합병(M&A)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이 회장은 "미국의 경우 대기업이 관련된 벤처기업의 M&A를 많이 한다"며 "우리나라는 비슷한 규모의 벤처기업이 다른 벤처기업을 인수할 수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해당 벤처기업과 관련된 대기업들이 인수를 해줘야 하는데 공정거래법이나 경제민주화에 반하는 논의가 있어 고민스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