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수원시립교향악단이 올해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전곡연주에 나선다. 지난 2010년 베토벤 교향곡과 협주곡 전곡연주 등 베토벤 사이클 이후 두 번째 도전이다. 이번 사이클은 총 6회에 걸쳐 진행된다.
차이코프스키가 남긴 6곡의 교향곡 중 대중에게 익숙한 4~6번의 후기 교향곡은 물론, 거의 연주되지 않는 1~3번도 무대에 오른다. 교향곡은 5, 1, 2, 3, 4, 6번의 순서로 연주될 예정이다.
교향곡 외에 차이코프스키의 대표작들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베토벤, 멘델스존, 브람스의 작품과 더불어 세계 4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꼽히는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와 첼리스트들이 선호하는 곡인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콘서트 판타지아'가 협연곡으로 준비된다.
또 오프닝곡으로 오페라 <에프게니 오네긴> 중 '폴로네이즈', 대규모 오케스트라를 위한 '1812년 서곡'이 연주될 예정이다.
협연자로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재, 첼리스트 조영창, 피아니스트 김규연, 이진상, 김진욱, 올리버 케른 등이 나선다.
2월 15일, 3월 21일, 6월 27일, 9월 25일, 10월 22일, 11월 12일 경기도문화의전당 행복한대극장에서 진행되며 2월13일까지 전화 조기예매시 할인 받을 수 있는 패키지 티켓도 마련돼 있다(www.artsuwon.or.kr, 031-228-2813~5).
첫 연주회를 앞두고 수원시향을 이끌고 있는 김대진 상임지휘자(사진)를 5일 수원시청 근처에서 만났다. 다음은 연주회와 향후 수원시향 활동에 관한 일문일답.
-유명 연주자 외에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연주자들도 많이 참여하는데?
▲최근 국제콩쿠르에 입상한 신예들과 세계적인 베테랑 연주자들이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사실 우리가 잘 모르는 연주자들 중에 훌륭한 분들이 너무 많다. 콩쿨에 입상하지 않았지만 훌륭한 피아니스트이거나, 훌륭한 피아니스트인데 콩쿨에만 나가면 실력 발휘를 잘 못하는 피아니스트들이 있다. 이런 큰 프로젝트를 통해 그런 연주자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한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훌륭한 피아니스트를 소개하는 것도 굉장히 큰 기쁨이다. 그래서 다양한 연주자로 꾸렸다. 올리버 케른 같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도 물론 출연한다. 수원시향과도 인연이 깊은 연주자다.
-베토벤 사이클과 차이코프스키 사이클의 차이는?
▲전곡을 연주한다는 점에서 방법은 똑같다. 베토벤 사이클 하면서 수원시향이 많은 주목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실질적 기량도 굉장히 많이 향상됐다. 일련의 정기연주회 외에 이런 큰 프로젝트를 하면서 실력이 향상되는 경우가 많다. 베토벤 이후 큰 프로젝트인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교향악단이 다시 한 번 많이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베토벤은 비유하자면 '완벽한 건물'이다. 베토벤의 곡은 톱니바퀴가 하나만 삐끗거려도 작품이 무뎌질 수 밖에 없도록 작곡되어 있다. 굉장히 정교한 연습이 필요하다. 이번 차이코프스키 같은 경우, 말 그대로 낭만 음악이다. 어떻게 우리 마음 속에 다가올 수 있도록 감정을 표현하느냐가 중요하다. 음악은 때로는 우리 마음을 후벼 놓기도 하고, 따뜻하게 만들기도 하는 등 여러가지 감정들을 유발시키지 않나. 차이코프스키 사이클의 경우 '어떻게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표현을 하느냐'하는, 표현력의 문제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차이코프스키 교향곡에 대해 소개한다면?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 5, 6번은 명곡이라 많이 알려져 있지만 1, 2, 3번은 상대적으로 거의 알려지지 않고, 연주도 잘 하지 않는 곡이다. 그래서 이 사이클의 성공은 잘 알려진 4, 5, 6번을 잘 연주하는 것 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1, 2, 3번을 어떻게 많이 부각을 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그래서 관중들이 '1, 2, 3번 곡도 굉장히 들을 만 하더라, 나쁜 곡인 줄 알았는데 굉장히 잘 연주하더라'라고 말하게 된다면 이 사이클은 성공하는 게 아닌가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1, 2, 3번의 특징을 설명해 달라. 관객의 감상 포인트는?
▲1, 2, 3번도 사실 아름다운 멜로디를 갖고 있다.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4, 5, 6번과 그렇게 큰 차이가 안 난다. 그런데 1, 2, 3번이 다소 복잡하다.
흔히 교향곡에는 주제가 두 개 있다고들 한다. 제1주제와 제2주제인데, 서울로 말하면 강남과 강북에 비유해도 될 것 같다. 4, 5, 6번 같은 경우 제1주제 끝나고 제2주제로 가는 길이 복잡하지 않다. 굉장히 쉽게 길을 찾아갈 수 있는데 1, 2, 3번 같은 경우 길이 굉장히 복잡하다. 심지어 '이거 가다가 길을 잃어버린 게 아닌가' 할 정도로 복잡하고 난해하게 작곡되어 있다. 그러니까 듣는 입장에서는 지루할 수도 있고,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작곡이 복잡하면 연주도 복잡하기 마련이다. 그 길을 가면서 듣는 사람들이 '길을 잃어버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만드는 게 목표다. 음악적 용어로 말하면 경과부라는 표현을 쓴다. 복잡한 경과부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연주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번 차이코프스키 공연은 예술의전당 '그레이트 컴포저 시리즈'로 초청도 받았는데?
▲예술의전당에서 지난 3년 동안 '3B 시리즈'를 진행했다. 작년에 베토벤은 저희가 했었고, 브람스는 부천시향, 바흐는 바로크실내악단이 했다.
예술의전당에서 '3B 시리즈' 후속타로 이번에는 낭만교향곡을 연주한다. 올해 다시 거기에 초청을 받았다. 수많은 훌륭한 교향악단이 있는데 우리가 다시 초청을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능력을 인정받은 게 아닌가 해서 내심 굉장히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어떤 곡을 하면 관객에게 더 느낌 있게 다가갈까 서로 의논을 하다가 차이코프스키를 연주하기로 정했다.
-수원시 교향악단이 능력있는 젊은 연주가들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현악파트에 비해 관악파트는 그런 면이 약한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협연자로 관악 전문 연주자를 모셔오는 경우는 타 교향악단에 비해 빈도수가 훨씬 많다. 알다시피 현악이나 피아노는 연주 잘 하는 학생들이 많이 나왔지만 관악은 상대적으로 빈약했다. 그래서 김한이라는 클라리네스트 영재 등 많은 분들을 모셔왔다.
또 지역의 학생들과 협연을 많이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가 부임하기 전 '청소년의 밤' 오디션을 전국 대상으로 하던 것을 중고등부에 한해서는 수원지역으로 제한해 진행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 지역의 고등학교에 다니는 관악 전공 학생들이 굉장히 많이 지원한다. 지난 번 심사 때 들어가서 연주를 보고나서 '이 정도면 우리나라 관악파트가 많이 발전한 것 아닌가'라는 얘기를 하기도 했었다. 앞으로도 그런 부분 계속 주의깊게 보며 갈 것이다.
-수원시향의 활동을 수원시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보나?
▲우리가 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나 음반 녹음 등 시에서 많은 것들을 지원해준다. 내년에 국제음악제를 또 다시 준비하고 있고, 여름까지 단원도 충원할 예정인데 이 모든 내용들에 대해 사실은 다른 지역 교향악단이 굉장히 부러워하고 있다. 심지어 나와 시장이 특별한 관계냐, 이런 얘기도 한다(웃음). 그 정도로 지원을 굉장히 잘 해주고 있어 감사하다. 내가 느끼는 것 말고도 단원들도 책임감을 굉장히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