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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히오 티엠포 "느낌의 소통이 가장 중요"
내한 공연 앞둔 베네수엘라 출신 세계적 피아니스트
입력 : 2013-02-04 오후 3:02:37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만물이 소생하는 봄, 피아니스트 세르히오 티엠포(41)가 우리나라에 온다.
 
세르히오 티엠포(사진)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다. 남미 출신답게 직감적이면서도 힘 있는 연주로 전 세계 클래식 애호가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음악하기 좋은 환경에 둘러싸여 자란 덕에 데뷔 시기도 무척 이른 편이다. 생후 2년 8개월 때부터 어머니인 릴 티엠포에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3살 때 첫 연주회를 열었으며, 7살에는 런던과 프랑스 망통 페스티벌 솔로무대에 섰다. 14살이 되던 1986년,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우홀에서 데뷔 연주회를 통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테사 니콜슨, 피에르 상캉, 미셸 베로프, 자크 드티주와 앨런 바이스 등 유명 피아니스트들을 사사한 그는 수상경력 또한 화려하다. 1986년 벨기에의 '알렉스 드 브리' 상을 수상했고, 1980년 런던의 '얼링 뮤직 페스티벌'에서 네 개의 1등상과 특별상 등 다섯 부문에서 수상했다. 2000년에는 독일의 '다비도프' 상을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와도 이미 인연이 깊다. 2006년 11월 장한나 첼로 소나타 콘서트에 협연자로 출연한 이후 이미 5차례나 무대에 섰다. 그의 낭만적이면서도 호방한 연주 스타일은 한국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오는 3월 2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아르헨티나의 현대작곡가인 히나스테라를 비롯해 쇼팽, 라벨, 리스트의 곡을 연주한다. 리사이틀을 앞두고 세르히오 티엠포와 이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음악은 느낌의 소통'이라는 말에서 음악을 통해 그가 일궈내고자 하는 세계를 잠시나마 엿볼 수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을 방문하는 소감은?
 
▲한국에 다시 돌아가게 되어 매우 흥분된다. 한국에 갈 때마다 그곳에 있는 재능과 열정의 양에 놀라게 된다. 무엇보다도 한국음식과 한국 사람들을 가장 좋아한다. 다시 보기를 정말로 고대하는, 아주 좋은 친구들을 몇몇 사귀기도 했다.
 
-당신은 '카리스마와 독창성을 지닌 젊은 음악가'로 불린다. 이 같은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음, 비행기 태우는 기분이다! 그게 정말인가? 내가 아는 전부는 내 안에 사랑이 많고, 그걸 연주를 통해 관객들과 나누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만약 최소한 한 사람이라도 내 연주에 열중할 수 있다면 나는 아주 행복한 사람이다. 결국, 이것이 유일하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커뮤니케이션에 압도 당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가장 중요한 것, 즉 느낌들을 소통하는 걸 잊어버렸다. 위대한 음악은 이런 느낌들의 언어인데, 사람들은 때때로 이게 주된 내용이고 목표라는 것을 잊는다.
 
-음악적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는가?
 
▲음악이 직접 나에게 말을 건다. 음악은 그 자체로 나에게 모든 영감을 준다. 물론 외부요소에서도 영감을 받곤 한다. 콕 찍어서 말하기는 어렵다. 내 인생의 어느 순간에 잠깐동안 보이는 상(像)일 것이다. 숨을 멎게 하는(실제로는 못난 것일 수도 있는) 풍경, 관객석에 있는 아름다운 여성, 누군가와 나눈 의미있는 대화, 여행할 때 느끼곤 하는 외로움, 마술과도 같은 내 딸 아이와 부인... 모르겠다. 기본적으로 내 영혼을 휘젓는 것들은 뭐든지 다 해당된다.
 
-평소 연습량은 어느 정도 되나?
 
▲불행하게도 방법론은 없다. 그래서 이 질문에 정확히 답하기가 어렵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을 준비하는지, 얼마나 시간이 있는지, 여행을 얼마나 오래 가는지, 다른 해야할 일이 뭐가 있는지 등에 따라 하루에 각기 다른 양의 시간 동안 피아노 앞에 앉아 연습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 늘 머릿속으로 꽤 자주 연습하고 있다!
 
-연습하지 않는 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는지?
 
▲웃는 것을 좋아한다! 나를 웃게 하는 좋은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거나 재미 있고 영리한 TV 프로그램을 찾아 본다. 게임하는 것도 좋아한다. 사람들과 함께 하는 모든 종류의 게임말이다. 극장에 영화를 보러가는 것도 좋아한다. 물론 좋은 책을 읽는 것도(비록 고요함과 시간, 에너지를 찾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자백해야겠지만). 가족들과 집에서 서로의 따스함을 나누며 시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순간 중 하나는 친구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저녁시간을 보낸 후다. 깊이있고 충만한 의미를 지닌 대화가 급작스레 떠오르는, 영원하게 느껴지는 공간이 갑자기 마련된다. 이 때가 아주 감동적이라는 것, 그리고 음악의 특별한 순간과도 닮았다는 걸 발견했다.
 
-자신의 연주 스타일을 다른 연주자들과 비교한다면?
 
▲어렵다. 나는 많은 위대한 음악가들을 존경하고 또 그들에게 영감을 받는다. 하지만 음악을 '보는' 나만의 방식에 대해 무척 신뢰하고 있다. 음악에 대한 내 비전을 묘사하려 노력할 수는 있겠지만, 완전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내게 음악은 살아있는 유기체다. 숨 쉬고, 말하고, 자양분과 양육이 필요한 동물과도 같다. 연주할 때 음악이 뭐라고 말하는지 들으려고 애쓴다. 그리고 음악이 필요로 하는 것을 주려고 노력한다. 무궁무진한 요인에 따라 무엇이 필요한 지는 지속적으로 바뀐다.
 
어떤 음악을 연주할 때 누군가가 심지어 어떤 방식으로 연주할 지 계획했다 하더라도 마지막 순간에는 그 방식을 열어둘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면 실제 연주에서 작은 세부사항들, 즉 피아노나 홀, 관객과의 소통, 혹은 단순히 연주할 때의 기분 등이 그 곡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곡은 이러한 요소들 모두에 자연스럽게 반응한다. 그 지점에서 연주자는 반드시 그 곡의 새로운 화법과 대답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곡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가능한 한 정확하게 들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즉흥성과 유연성이 필요하다. 위대한 작곡가들은 모두 이런 멋진 창작물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그게 살아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 연주자들의 책무다!
 
-이번 콘서트에서 선보일 곡들에 대해 소개해 달라. 감상 포인트가 있다면?
 
▲이번 리사이틀에서 선택한 곡은 내 오랜 친구같은 곡들이다. 내 음악적 과거에 중요한, 점진적인 단계를 보여준다. 그리고 사적으로 내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경험의 일부를 떠올리게 하는 음악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 곡들은 음악가로서 성장하는 두번째 단계에서 도와주신 선생님들을 기리는 마음을 담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현대작곡가인) 히나스테라의 곡은 내 할아버지 안토니오 드 라코가 가르쳐 주셨다. 작곡가와 할아버지가 가까운 친구사이여서 작곡가가 3번째 춤곡을 할아버지에게 헌정했다.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3번'의 경우 내 위대한 스승이자 지금은 가까운 친구가 된 앨런 바이스와 주로 연습했던 곡이다.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는 내 선생님이자 여주인공, 그리고 가장 큰 영감을 주신 마르타 아르헤리치에게서 배운 곡이다. 리스트 '메피스토 왈츠'는 알렉산더 라비노비치에게서 배웠는데, 이분은 내 음악적 인생에서 크고 혁명적인 영향을 주셨다.
 
초반부에 연주하는 쇼팽의 '녹턴 4번, F장조'같은 작은 곡도 내 할머니 엘리자베스 웨스터캠프에 대한 오마주로 바치는 곡이다. 녹턴을 가장 좋아하셨고, 내게 녹턴을 가르쳐주셨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후반부에 연주하는 '위안'이라는 곡은 인생의 많은 부분을 내게 헌신하고 음악에 대해 처음으로 가르쳐 준 내 어머니, 릴 티엠포에 대한 작은 언급이다.
  
김나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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