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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휴머니즘 앞세운 군 창작 뮤지컬 '더 프라미스'
관제적 분위기 못 벗어난 점은 아쉬워
입력 : 2013-01-09 오전 7:46:51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6.25 전쟁이 정전된 지 어느덧 올해로 60년이다. 전쟁을 겪지않은 전후 세대에게 국방의 의무는 나와 무관한, 역사의 짐처럼 느껴질 수 있다. 세대간 간극을 뛰어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더 프라미스>가 국방 혹은 전투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바로 전우와의 약속이다.
 
천편일률적으로 반공의식만을 내세웠던 70~80년대의 영화를 떠올려보면 엄청난 변화라고 평가할 만하다. 6.25 전쟁 정전 60년을 맞아 국방부와 육군본부, 한국뮤지컬협회가 공동 제작한 이 작품은 역사를 바탕으로 하되 휴머니즘을 녹여낸 점이 돋보인다. 뿐만 아니라 뮤지컬 넘버, 무대, 조명, 안무 등에서 세련미가 물씬 풍긴다.
 
<더 프라미스>에 동시대의 숨결을 불어넣은 것은 다름 아닌 제작진이다. 이 작품에는 이지나 연출, 서윤미 작가, 최종윤 작곡가, 변희석 음악감독, 서숙진 무대디자이너, 구윤영 조명디자이너 등 현재 뮤지컬계를 주름잡는 쟁쟁한 이름들이 대거 참여했다.
 
무대는 전반적으로 창백한 회색 빛깔을 띄는 가운데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표현해낸다. 특히 무대 정면의 샤 막에 조명을 비춰 여러 겹의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배우들이 좌우로 흔들리며 움직이자 이미지는 더욱 증폭됐는데, 마치 전쟁으로 인해 상처입은 마음의 움직임처럼 느껴졌다. 천정에서 내려오는 흰색 무명천은 죄 없이 희생된 민중을 상징하는 역할을 한다.
 
뮤지컬 넘버들은 장엄한 곡에서 감수성 풍부한 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포용했다. 특히 '이 전투의 끝에서', '언젠가는 끝나겠지', '꿈꿀 수 없는 시간' 등의 곡이 삶에 대한 희망을 담아내며 진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안무 역시 다양한 스타일로 선보였는데 그중 특히 현대무용을 연상시키는 움직임이 돋보였다. 넘어졌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행진과 포복을 반복하는 코러스 배우들의 움직임은 비장미를 증폭시켰다. 작전을 수행하는 일곱 전우들의 움직임도 인상적이었다. 배우들은 5개 가량의 방어벽을 옮기면서 그 사이로 언뜻언뜻 작전을 수행하는 모습을 노출시킨다.
 
전반적으로 연기와 가창력도 무난했다. 그중 그룹 '에이트'의 멤버인 이현의 가창력이 월등히 빛났다. 지현우의 경우 유약한 소대장의 모습을 자연스레 표현해냈고, 김무열은 호전적인 상진의 캐릭터를 뚜렷이 구축해냈다. 이특의 경우, 첫 뮤지컬임에도 불구하고 감수성 풍부한 감초연기로 극의 재미를 살렸다. 
 
주제는 극의 후반부에 이르러 더욱 명확해진다. 선생이 되길 원했지만 소대장이 된 지훈(지현우)은 '개인보다는 나라가 더 중요했던 세대'에 속하는 인물이다. 지훈은 미래의 희망을 상징하는 소년 명수(정태우)에게  '개인의 꿈이 이뤄지는 미래의 이 나라를 위해 오늘 우리는 전장으로 가는거야. 너는 살아서 오늘을 꼭 기억해라'라고 약속을 받아낸다.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의 작품이었지만 국방부에서 제작한 탓에 한계도 분명했다. 무엇보다 관제적인 느낌이 드는 점이 가장 아쉬웠다. 특히 영문 번역 자막, 그리고 미국 국기의 빈번한 등장은 이 작품이 누구를 위한 뮤지컬인지 고개를 잠시 갸우뚱거리게 했다. 뮤지컬 <더 프라미스>는 전체 제작비 중 국방부에서 11억을 대고 나머지는 티켓 수익으로 보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켓 판매 주요대상인 일반 관객보다 다른 누군가를 더욱 배려하는 듯해 씁쓸한 대목이었다.  
   
연출 이지나, 극본 서윤미, 작곡 최종윤, 음악감독 변희석, 안무 김소희, 무술감독 서정주, 무대 서숙진, 조명 구윤영, 음향 양석호, 의상 조문수, 소품 김상희, 출연 김무열, 지현우, 윤학(초신성), 이특(슈퍼주니어), 이현, 박선우, 정태우, 배승길 외, 1월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김나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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