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지상파 아날로그방송 종료일이 90여일 앞으로 당겨진 가운데 이른바 ‘블랙아웃’에 대한 경고가 쏟아지자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계철, 이하 방통위)가 해명자료를 4일 내놓았다.
다음 주 개시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디지털 전환 정책을 문제 삼는 야당 등의 지적이 이어진 데 따른 대응이다.
방통위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TV를 볼 수 없는 가구나 지원을 못 받은 가구 수가 왜곡됐다고 해명했지만 자체조사 결과 허수가 존재할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또 지상파 디지털방송 커버리지가 아날로그방송 커버리지 보다 늘었다고 강조했지만 이른바 사각지대의 난시청을 보완하는 정책은 여전히 요원하다는 평가다.
방통위와 업계, 시민단체 이야기를 종합해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불거지는 의문점을 5가지 Q&A로 정리했다.
◇블랙아웃, 있나 없나?
방통위는 9월 말 기준으로 디지털방송 시청가능 가구가 98.6%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는 12월31일 새벽 4시 수도권의 지상파 아날로그방송까지 단계적 종료가 완료될 경우 결과적으로 TV를 못 보는 가구는 나올 수 있다.
송상훈 디지털방송정책과장은 “지형적 요인과 디지털 속성에서 기인하는 문제”라며 “전기강도가 낮은 지역은 디지털TV를 사거나 디지털컨버터를 부착하거나 안테나를 개보수해도 신규로 난시청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이 수치를 현재 3400여 가구로 추산하고 이들에 대해선 위성수신기를 무상으로 임대해주는 작업(3424가구 중 2749가구 지원)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난시청은 방통위가 시인하듯 ‘완벽한 사전조사가 어렵다’는 점에서 시청권 보장을 위한 추가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원치 않는 유료방송 가입자 어떡해?
정부지원 대상 가구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상파 난시청의 답답함을 못 이겨 ‘할 수 없이’ 별도비용을 지불해가며 유료방송에 가입한 가구는 방통위의 디지털 정책에서 배제돼 왔다.
방통위는 이 수치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입장인데 DTV전환감시시청자연대는 지난 6월 말 난시청지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유료방송 가입 가구 중 ‘지상파채널이 잘 안 나와서’ 유료방송을 이용한다는 응답자가 65.8%(79가구 중 52가구)에 달한다는 설문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또 이들 중 61.5%(52가구 중 32가구)가 공시청 설비 지원 등으로 지상파채널이 잘나오면 ‘유료방송을 해지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 경우 지상파 직접수신율을 높이는 방법밖에 답이 없고 법률 개정 등으로 방통위와 지상파방송사에 강제력을 부여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른바 ‘가구’로 지원 대상을 명시한 법 때문에 혼자서, 혹은 소수 직원으로 가게를 운영하며 지상파방송을 직접수신하는 사람들 역시 디지털 혜택에서 배제되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들에 대한 대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클리어쾀TV 도입, 진정한 디지털화 맞나?
아날로그 케이블방송 가입 가구의 경우 내년부터 셋톱박스 없는 디지털TV, 즉 ‘클리어쾀(clear QAM) 기술을 적용한 TV’를 이용해 디지털방송을 수신할 수 있다.
방통위는 내년부터 출시되는 디지털TV에 클리어쾀 기술을 장착한다고 밝혔다.
지상파 직접수신비율이 10% 전후에 그치는 국내 특성상 지상파채널을 보다 선명하게 보기 위해 유료방송, 특히 저가형 아날로그 케이블방송에 가입한 가구 수가 많다.
방통위는 이 수치를 2011년 말 기준으로 1069만 가구로 헤아리고 있다.
지상파 직접수신 가구로 정부 지원 대상을 한정한 법 때문에 이들 역시 정책 혜택에서 배제돼 왔는데 방통위는 클리어쾀TV로 케이블 가입 가구의 디지털 전환을 유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클리어쾀TV는 업계 뜨거운 감자다.
케이블방송업계의 경우 저가형 수신료 구조가 디지털시대에도 이어진다는 점에서 케이블SO 내부의 반대여론이 적잖고 클리어쾀TV에 수급되는 채널 조정 문제를 놓고 PP업계 의견도 제각각이다.
또 유료방송업계에서 케이블측과 경쟁하는 위성방송과 IPTV는 이를 케이블방송에 대한 특혜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방향 서비스만 가능한 클리어쾀TV가 궁극적으로 디지털시대에 적합지 않은 상품으로 보고 한시기간 도입하는 데 그칠 것을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