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카드사들이 VVIP(초우량 고객) 카드 서비스를 축소하라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대해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시효과를 위한 일부 서비스만 줄였을 뿐 고객들은 여전히 연회비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VVIP카드인 'KB테제(TEZE)카드'는 '간호사 방문 건강검진 서비스'를 오는 11월30일 이후 종료한다.
그러나 본인 외 동반자 1인에게 왕복 항공권을 제공하고, 비즈니스 석을 퍼스트클래스로 바꿔주는 좌석 승급권 서비스 등 비용이 많이 드는 혜택은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최대 100만원까지 이용할 수 있는 해외 관광·골프 여행권도 그대로 제공한다.
현대카드의 VVIP 카드인 '현대 더 블랙 카드'의 경우 퍼스트 클래스로 옮길 수 있는 좌석 승급권과 동반자 50% 할인, 컨시어지 서비스가 그대로 유지된다.
컨시어지란 VVIP 회원에게 24시간 전담 상담원을 배치하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VVIP 고객이 해외로 여행을 갈 때 상담원에게 연락하면 항공·호텔 예약을 대신 수행하는 형태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은 "VVIP 카드의 연회비는 100만~300만원 수준이지만 실제로 얻는 혜택을 모두 합치면 1000만원에 달한다"며 "특히 퍼스트 클래스로 업그레이드되는 좌석 승급권은 통상 700만원인데 이 서비스는 그대로 두면서 혜택을 줄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카드사가 실질적으로 VVIP 카드 혜택을 줄인다면, 합리적인 신용카드 운용을 위해서는 이용 실적에 따른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 국장은 "VVIP 카드는 대부분 톱 클래스 최고경영자(CEO)나 병원장 등 상류층에게 발급되는데 문제는 이들이 1000만원 혜택에 상응하는 매출을 올리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VVIP 카드 발급 대상을 전년 이용 실적에 따라 적용하면 이 같은 문제가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