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현직 판사가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제청 철회를 건의하고 대법원의 대법관 후보 제청 과정을 비판하고 나서 주목된다.
대법관 후보 임명제청을 두고 현직 판사가 철회를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4일 법원에 따르면 송승용 수원지법 판사(38·사법연수원 27기)는 전날 법원 내부 게시판 코트넷에 올린 '대법관 임명 제청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후임 대법관의 임명을 위한 청문회를 거친 국회에서 김병화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며 "저는 사법부 구성원의 한사람으로서 현재까지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결격사유만으로도 김병화 후보자가 대법관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송 판사는 이번 '대법관 임명' 절차를 서기호 전 판사의 재임용 탈락 사건과 비교했다.
그는 "올해 초 우리 법원은 모 판사의 재임용 탈락을 두고 커다란 홍역을 겪었다"며 "일선 판사 한명의 재임용에 대해 유독 엄격한 잣대와 기준을 들이대던 대법원이 현재 상황에서 어찌하여 그 자체로 정의라고 불리는 대법관의 임명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태의 해결을 더 이상 국회에서의 정략적 타협이나 후보자 개인의 자진사퇴에 맡겨둘 수는 없다"며 김 후보자 임명제청 철회를 건의했다.
아울러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절차 강화를 통해 다시는 부적격 후보자가 추천·제청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대법원은 소수자, 여성,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할 수 있도록 대법관의 인적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송 판사의 글에는 30여명의 법원 직원들이 '판사님 의견에 적극 동의합니다', '당연한 것을 건의해야 하는 사법부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댓글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