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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유로존 지원 소극적인 美·中..한국의 선택은?
입력 : 2011-12-1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재정위기로 비틀대는 유로존에 대한 국제사회의 자금지원 여부가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유로존 지원에 나설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영국을 제외한 23개국은 재정적자 비중(GDP 대비 3%, 정부채무 60%) 위반 시 자동적인 제재가 뒤따르는 내용의 신재정협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국제통화기금에 (IMF)에 2000억원 유로를 추가 대출하기로 결정했다.
 
각국 정상들이 합의한 구제금융 규모 1조1400억유로는 위기 진화에 필요한 2조유로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이 때문에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지만, IMF의 유로존 지원에 필요한 기금 출연에 미국과 중국은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반면 우리 정부와 통화당국은 조건만 맞으면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美·中, "유로존 재정위기 스스로 해결 주도해야"
 
미국과 중국은 유로존의 재정위기는 유로존 스스로 해결을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IMF를 지속적으로 지원은 하겠지만 유로존 정책 결정자들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만한 결단력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한 관리는 "IMF의 유로존 위기국가의 구제 확대에는 찬성하지만 기금 출연에는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은 미국의 IMF 지분이 유로존 구제에 사용하는 것을 반대함과 동시에 IMF에 출연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3조2000억달러의 외환을 보유한 중국도 EU(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안들의 이행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유럽 재정위기 문제를 외면만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 두 국가는 유로존과 무역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국가 자산 가운데 유로화 자산의 비중이 30%가 넘기 때문이다.
 
문정희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은 IMF를 통한 지원에 당장은 나설 수 없다는 것이지 앞으로 안하겠다는 말은 아니다"며 "이 두 국가는 유로존 안에서 신뢰를 제고할 수 있는 장치를 먼저 만들어야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연구원은 "지금 유로존 재정위기가 이탈리아 프랑스 등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만약 유로존이 붕괴라도 된다면 미국과 중국도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미국은 유로존과 무역 규모가 상당히 크다"며 "결정적으로 상황이 악화되면 미국도 남의 나라 불난 것처럼 구경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국제사회서 영향력 높이는 기회..발언권·IMF 쿼터 증가 가능성
 
우리나라 정부는 IMF를 통한 유로존 재정위기 지원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을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9일(현지시각) 손병두 기획재정부 주요20개국(G20) 기획조정단장은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유럽 정상회담 결과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조건만 맞으면 우리도 지원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8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IMF의 재원 충원 논의가 G20 정상들간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은 G20에서 의사결정을 하는데 참여하고 기여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라고 지원 의사를 밝혔다.
 
대다수 전문가들 역시 정부의 IMF을 통한 유로존 지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임의정 현대경제연구원 세계경제 팀장은 "신흥국들은 경제규모에 비해 발언권이나 IMF 쿼터(IMF 자본의 출자 할당액으로 늘어날수록 영향력 확대)가 작았다"며 "이번에 우리나라가 IMF 지원에 나서면 국제기구에서 결정을 내릴 때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득갑 상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도 "IMF 지원에 한국이 참여하면 IMF 쿼터를 늘리는 등 국제사회에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각보다 실익 적을 수도.."먼저 나서서 할 필요는 없다"
 
반면 IMF를 통한 유로존 지원이 생각보다 실익이 적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이 높아진다지만 실질적으로 얼마나 올라가는지 구체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원한 금액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는 위험도 존재한다.
 
임 팀장은 "IMF 지원의 부정적인 면은 실익이 없다는 것"이라며 "우리의 광고효과가 올라간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부분과 우리가 이야기하는 부분과의 평가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로존 재정위기를 보면 탕감이라는 고급스러운 말을 사용하지만 실제로 빌려준 돈을 떼일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유로존 대신 국내에 투자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전문위원도 "지원한 돈을 떼일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우리나라가 어떤 식으로 지원할지는 모르나 외환보유액을 통해 지원했을 경우 금융불안이 닥치면 우리 경제가 휘청거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당장 나서서 지원하는 것이 아닌 G20 차원에서 각국의 분담이 논의될 때 지원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IMF의 지원을 받은 나라로서 유로존 지원에 나설 수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며 "외화유동성, 국내경기 등 우리나라 역시 아직은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유럽 각국의 노력이 가시화되는 단계에서 지원 의사를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박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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