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편집권 독립’을 내건 부산일보 노조의 목소리가 사회적 파장을 낳고 있다.
사태의 책임을 지고 김종렬 부산일보 사장이 지난 5일 사표를 냈지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부산일보 유일주주 정수장학재단(이하 정수재단)을 완전히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사태는 정치권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호진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일보지부장은 12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대표가 정수재단에서 이미 손을 뗐다고 말한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부장은 박 전 대표와 최필립 정수재단 이사장의 ‘남다른 인연’을 공개하면서 기자회견 이후에도 박 전 대표가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정수재단의 설립 취소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 “정수재단 이사장은 박근혜가 직접 지목”
이호진 지부장은 지난 2005년 최 이사장과 자신이 면담하는 자리에서 오고간 대화기록을 공개하며 박 전 대표가 최필립 정수재단 이사장을 직접 지명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지부장에 따르면 당시 최 이사장은 “박 전 대표가 장학회를 맡아달라고 했다”, “나는 박 전 대표로부터 위임 받은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이 지부장은 이어 최근 최 이사장이 부산일보 실국장을 만나 “지금 남은 게 그나마 사장 선임권인데 노조가 감히 이걸 달라고 하느냐”며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최 이사장이 언론사를 구멍가게로 보고있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며 “부산일보 구성원들은 깊은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 정수재단 사회 환원 목소리 힘 받을까
부산일보 노조는 당초 ▲사장 후보 추천체 도입 ▲부산일보 경영진 퇴진 ▲정수재단 이사장 교체를 내걸고 20일 넘게 쟁의 행위를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김종렬 사장이 지난 주 사임했지만 노조는 아직 두 가지가 남았다고 주장하면서 그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달라고 박 전 대표에게 요구했다.
박 전 대표는 현재까지 이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일보 사측은 부산일보 사태를 보도한 자사 신문 발행을 두 번이나 중단시켰고, 이에 더해 노조의 사장실 점거 투쟁을 문제 삼아 조합원의 퇴거를 요청하는 가처분 소송을 지난 9일 제기했다.
이에 맞서 부산일보 노조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부산지역 언론단체가 연대한 '부산일보 편집권 독립과 정수재단 사회환원 쟁취를 위한 부산시민연대'는 부산일보 노조를 응원하는 시민들을 모은 뒤 지난 11월 30일자 지면이 정간된 것과 관련, 부산일보 사측의 책임을 묻기 위한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언론노조와 민주노총, 통합진보당, 민주당도 정수재단 사회 환원 문제에 함께 할 뜻을 밝히면서 부산일보 노조와 공동대책기구를 만들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12일 “이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하는 민주주의 문제이자 역사적 청산의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함께 싸워나갈 것”이고 밝혔다.
앞서 부산일보 노조는 부산일보 유일주주 정수재단을 사회에 환원하고 부산일보 사장 선임 방식에 추천제를 도입, 과거 군부독재 유산을 청산하고 편집권 독립을 이루자고 주장했지만 사측은 노조위원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면직 처분을 내렸다.
또 사건을 부산일보 지면에 실은 이정호 보도국장을 대기발령 시키고, 해당지면 발행을 막기 위해 지난 달 두 차례 윤전기를 세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