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제약업계가 정부의 추가 약가인하에 반발, 사상 초유의 '하루 제품 생산 중단' 이라는 단체행동 돌입을 앞두고 당초 계획대로 약가 인하가 진행되면 제약업계의 신약개발 포기 등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연구개발(R&D) 투자와 제약사들의 매출 감소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향후 정부의 입장이 주목된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민주당 최영희 의원에 따르면 의약전문인터넷언론이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에 의뢰해 주요 제약회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정부가 지난 8월12일 발표한 대로 약가인하를 강행할 경우 국내 제약사 매출액은 2010년 대비 22.5%가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서 R&D 투자는 절반 가까이 감소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 조사에 응한 기업들은 올해 총 4446억원의 R&D 투자를 계획하고 있었으며, 주로 신약개발(50%)과 개량신약개발(33%)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의 지난 3년간 R&D투자 현황을 보면 2008년 매출액 대비 7.2%(2937억원)에서 2009년에는 7.5%(3404억원), 2010년에는 8.2%(3843억원)로 R&D투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추가 약가인하가 강행될 경우 2012년 R&D 투자는 8개 기업 1533억원에 불과해 전년대비 73.1%가 감소했다.
R&D투자가 감소하면 이들 기업이 진행 중이던 326개 신약 및 개량신약 개발사업을 절반가량 포기해야 하고, 중장기적 투자를 지속하지 못하게 된다.
최영희 의원은 "제약사는 그동안 신약개발보다 리베이트로 인해 국민의 신뢰를 잃은 것을 자성해야 한다"며 지적하면서도 "최근 우리나라 약제비 증가의 첫 번째 원인이 '사용량'이라는 심평원의 보고가 있었는데도 정부가 손쉬운 가격정책만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조사는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주요상장기업 중 무작위로 선정한 2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14개 기업이 회신해 회신율은 70%였다.
한편 한국제약협회는 오는 29일 오전 7시 제약협회 대강당에서 정부의 추가 약가인하 방안과 관련, 임시총회를 열어 '하루 제품 생산 중단'과 '8만 제약인 폐업투쟁'에 대한 논의를 갖는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이날 정부의 약가인하에 대해 협회 차원의 대응 방식이 나올 것"이라며 "사안이 중대한 만큼 회원, 대의원들이 전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업계에선 벌써부터 '하루 제품 생상 중단'이 업계별로 미묘한 반응을 보이면서 하루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만약 이렇게 되면 제약사들의 상황에 따라 의약품 유통에 차질을 빚어 결국 소비자들에게 큰 불편을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야말로 정부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무조건 약가인하 정책만 추구하고 있어 업계는 초상집"이라며 "각각의 제약사마다 이해관계가 달라 제품생산 중단이 길어 질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주요 제약사들을 상대로 추가 약가인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R&D와 신약개발 진행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나타난 만큼 업계는 정부의 입장 변화를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