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은 예금을 받아 대출해 수익을 내는 업권입니다. 일반적으로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브랜드 인지도나 신뢰도 측면에서 불리한 만큼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해 자금을 유치하는데요. 금리가 오르면 수신 잔액을 확보하기 위해 예금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마땅한 대출처가 없는 지금 조달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저축은행 12개월 만기 예금금리는 연 4%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상반기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 무브'와 기준금리 인상 등 요인으로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렸고, 저축은행도 수신 고객을 지키기 위해 금리 인상 경쟁에 나선 결과입니다.
저축은행은 자금 조달의 상당 부분을 1년 안팎의 예금에 의존하는 만큼 수신 기반이 흔들리면 영업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문제는 돈을 조달해도 운용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입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신규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기 어렵습니다. 차주별 대출 한도가 제한되면서 대출 대상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조달비용을 대출금리에 반영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에 근접한 수준까지 형성돼 있어 비용이 늘었다고 금리를 더 올릴 여지가 크지 않습니다. 결국 예금금리만 오르고 수익성은 악화하는 구조입니다.
실제 저축은행들의 여신 증가세는 둔화했습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저축은행이 취급한 여신 잔액은 95조8043억원으로 지난해 5월(95조7067억원)에 비해 소폭 늘어난 반면 수신 잔액은 작년 5월 98조5315억원에서 올해 5월 100조448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1분기 저축은행 자산 상위 5개사(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저축은행)의 이자수익도 전년 동기 대비 모두 감소했습니다. 돈을 더 비싸게 조달하고 있지만 이를 활용해 수익을 낼 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업계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보면서도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더 올리거나 머니 무브가 지속되면 저축은행 역시 수신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봅니다.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의 금리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신중하게 수신 금리 인상 폭을 조절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출 규제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당분간 저축은행들의 실적 악화와 수익성 방어 고민은 한층 깊어질 전망입니다.
(사진=뉴시스)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