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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지켜져야 할 개인정보
입력 : 2026-06-01 오후 4:49:52
카카오(035720) 본사 노조가 오는 10일, 창사 20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에 나섭니다. 성과급 불만으로 시작된 노사 갈등은 어느새 매각 반대와 고용 안정 요구로 몸집을 키웠습니다. 파업의 불씨가 카카오페이(377300) 등 쟁의권을 쥔 계열사 4곳으로 옮겨붙는다면, 5개 법인이 동시에 쟁의에 나서는 초유의 사태로 번질 수 있습니다.
 
언론과 이용자들의 시선은 늘 그렇듯 '카톡이 멈추느냐'에 쏠립니다. 하지만 파업이 시작돼도 자동화된 시스템과 필수 인력 덕분에 카카오톡이 곧바로 멈추지는 않습니다. 정작 물어야 할 것은 따로 있습니다. 시스템을 지키는 인력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우리가 맡긴 개인정보가 안전한지입니다.
 
카카오톡은 단순 메신저가 아닙니다. 송금, 결제, 본인인증, 공공 서비스 연계, 다른 사이트 로그인까지 우리의 일상이 한 회사의 시스템에 모여 있습니다. 이를 지키고 관리하는 인력이 줄면, 장애나 침입이 일어났을 때 대응할 여력도 함께 줄어듭니다. 보안의 공백은 곧 이용자 개인정보의 위험으로 이어집니다.
 
이 불안은 막연한 것이 아닙니다. 2024년 5월, 카카오톡은 단 8일 사이 세 번이나 먹통이 됐습니다. 메시지가 끊기고 로그인이 막혔지만, 카카오는 원인을 '내부 시스템 오류'라고만 했을 뿐 스스로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파업이 없는 평상시에도 그랬습니다.
 
보안 전문가들은 바로 이 빈틈을 노려 해킹이나 개인정보 유출 등 치명적인 보안 사고가 터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시스템 관리 인력이 빠진 상황에서 같은 일이 발생하면, 원인 파악은 늦어지고 피해 복구는 더 더딜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노조는 전면 파업 대신 4시간 부분파업을 택했습니다. "카카오톡 중단 우려가 큰 것을 안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위험을 인식하고 있다면 말로만 그쳐선 안 됩니다. 파업할 권리는 마땅히 보장돼야 하지만, 비상 상황에서 보안과 개인정보를 지킬 최소한의 인력을 남기고 시스템을 유지하겠다는 약속이 반드시 선행돼야 합니다. 이것은 노조만의 몫이 아닙니다. 이 약속을 이끌어내고 함께 책임지는 것, 그것이 플랫폼을 운영하는 노사 양측이 국민에게 먼저 보여줘야 할 도리입니다.
 
제도도 뒷짐만 질 수 없습니다. 2022년 데이터센터 화재 뒤 카카오 같은 사업자에게도 재난관리 의무가 생겼지만, 그 장치는 화재나 시스템 고장 같은 물리적 사고만 상정한 것입니다. 파업으로 필수 인력이 줄었을 때의 보안은 여전히 누구의 의무도 아닙니다. 비상 상황에서 어떤 인력과 기능만큼은 멈춰선 안 되는지, 그 최소 기준을 제도로 못 박아야 합니다. 노사의 선의에 기대기에는, 우리가 맡긴 개인정보가 너무 많습니다.
 
파업은 언젠가 끝납니다. 그러나 그사이 새어 나간 정보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파업할 권리는 보장하되, 노사는 그 권리에 따르는 책임을 다하고, 제도는 빈자리를 메울 방지책을 세워야 합니다. 노사 갈등이든 시스템 장애든, 이용자의 개인정보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언제나 지켜져야 합니다.
 
카카오 판교아지트. (사진=카카오)
 
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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