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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사태의 진짜 피해자
입력 : 2026-05-13 오후 5:04:10
홈플러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법원은 채권자를 보호하고, 정부는 뒷짐을 졌습니다. 정작 가장 먼저 무너진 것은 입점 소상공인이었습니다.
 
홈플러스는 10일부터 37개 점포 영업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이미 17개 점포가 문을 닫았고, 폐점 보류 발표가 반복되는 사이 점주들은 준비할 기회조차 잃었습니다.
 
지난 7일 하림그룹 계열사 NS홈쇼핑이 서울회생법원 허가를 얻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영업양수도계약을 체결하며 회생의 실마리를 잡았지만, 이번 영업 중단이 경영 정상화가 아니라 청산 시나리오의 본격화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피해는 현장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정상화를 믿으며 버티다 폐업한 점주가 대부분이고, 배송기사들은 개인사업자 신분이라 보상 없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현재 영업 중인 매장들은 매출 없이 고정비만 나가지만, 원상복구와 이전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나가지도 버티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어느 입점점주는 배달 아르바이트를 준비 중이라 했고, 납품업체 상주 직원은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 차라리 그만두고 실업급여를 받으며 다른 직장을 알아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구조적 문제입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대형마트 입점 매장을 권리금 보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고, 2015년 보완하겠다던 조항이 10년째 그대로입니다. 소상공인은 회생절차에서 배제돼 있고, 중기부가 올해 3월 직접대출 방식으로 전환한 긴급경영안정자금도 기존 대출 한도를 채운 이들에게는 무용지물입니다.
 
홈플러스 사태는 한 기업의 몰락이 아니라, 제도의 빈틈에서 조용히 무너진 수많은 삶에 대한 고발입니다. 더 늦기 전에 생계를 위협받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과 제도를 만드는 것, 이것이 지금 정부와 국회가 해야 할 일입니다.
 
홈플러스 본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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