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과 신협·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의 예금 금리가 일제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코스피가 7000을 넘어서며 증시 강세에 따른 자금 이동(머니무브)이 빨라지는 가운데, 수신 잔액 감소 흐름까지 이어지자 제2금융권이 예금 금리를 끌어올리며 자금 확보 경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신협·새마을금고의 지난 2월 말 수신 잔액은 총 97조9365억원입니다. 지난 2021년 10월(97조4187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업권에서는 예금 이탈 흐름이 이어질 경우 대출 재원 확보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금리 인상을 통한 수신 방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저축은행권의 예금금리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집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이날 기준 연 3.24%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월 연 3.33% 이후 약 1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올해 2월 평균 금리가 연 3%대로 올라선 뒤 석 달 사이 추가로 0.24%p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저축은행업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연체율 관리 부담으로 연 2%대 금리를 유지하는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신 확보 필요성이 커지면서 금리 경쟁이 다시 본격화하는 양상입니다.
금리 수준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판매 중인 저축은행 정기예금 상품 310개 가운데 최고 금리가 연 3.6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 3.5%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45개였고, 연 3.6% 이상 상품도 10개에 달했습니다.
상호금융권 역시 고금리 상품 판매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서울 영등포당산새마을금고와 전북 나주동부새마을금고, 대구 달서새마을금고 등 일부 새마을금고는 연 3.8% 금리 상품을 내놓았습니다. 신협권에서도 충북 흥덕신협이 연 3.71%, 전북 순창신협이 연 3.63%, 침광신협이 연 3.6% 수준의 예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연 4%대 저축성 상품도 등장했습니다. 신협중앙회는 최근 3년 만기 거치식 상품인 ‘무배당 신협4U저축공제’를 출시했습니다. 만기까지 유지할 경우 연복리 기준 4%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입니다. 신협중앙회는 상품 출시와 함께 고영철 중앙회장과 손성은 사업대표이사가 직접 1·2호 가입자로 참여하며 상품 경쟁력 부각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제2금융권이 금리 인상에 나선 배경에는 증시로의 자금 이동 흐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최근 코스피가 7000선에 안착하고 증권사들의 추가 상승 전망이 이어지면서 예·적금 자금이 투자시장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머니무브’ 현상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2금융권 입장에서는 수신 감소가 단순한 예금 이탈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금융기관들은 수신 평잔을 기반으로 대출 재원을 마련하는데, 예금이 줄어들 경우 지역 소상공인과 서민층에 공급할 수 있는 자금 규모 자체가 축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대출 여력 감소와 함께 실적 악화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수신 경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도 불구하고 자금 이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안정적인 예금 기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영업 경쟁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의 예금금리 인상 흐름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서울 시내 시중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안내문. (사진=뉴시스)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