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과 가상자산거래소 간 법적 공방이 2라운드에 접어들며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 대한 1심 패소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섭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FIU는 지난달 30일 두나무를 상대로 한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 소송 1심 결과에 대해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두나무가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 차단, 이상 거래 모니터링 강화 등 사후 조치를 이행한 점을 고려해 FIU의 제재가 과도하다고 판단해 두나무에 승소를 판결했습니다. 이와 관련 FIU는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가 자금세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며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번 항소는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영업 일부정지 처분의 적법성을 둘러싼 첫 사법 판단 이후 이어지는 후속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2심 결과에 따라 유사한 제재를 받은 다른 거래소들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립니다.
실제로 주요 거래소들은 잇따라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빗썸은 FIU가 내린 6개월 영업 일부정지 처분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본안 판결 선고 후 30일까지 효력이 정지된 상태입니다. 코인원 역시 과태료 및 일부 영업정지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법원은 해당 처분의 효력을 한 달간 잠정 정지했습니다.
이처럼 국내 상위권 거래소들이 일제히 금융당국 제재에 제동을 걸면서 법정 다툼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관련 업계에서는 두나무 사건의 2심 결과가 사실상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업 일부정지와 같은 강도 높은 제재가 어느 수준까지 허용되는지에 대한 사법적 기준이 마련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과 업계 간 시각차도 뚜렷합니다. FIU는 자금세탁 방지(AML) 체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거래소들은 기술적·현실적 한계 속에서 사후 통제와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제재 수위가 과도하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소송전은 단순한 개별 제재의 적법성 판단을 넘어, 가상자산 산업 전반의 규제 기준을 둘러싼 충돌로 확산되는 모습인데요. 2심 판결 결과에 따라 금융당국의 감독 권한 범위와 거래소의 책임 수준이 재정립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의 불확실성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간판(왼쪽)과 업비트, 빗썸, 코인원 간판. (사진=연합뉴스, 각 사, ChatGPT 합성)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