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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곳에 몰아놓았다고 편한 게 아니다
입력 : 2025-12-16 오후 1:59:17
(사진=삼성금융네트웍스)
 
"저희는 하나의 앱으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면서 고객분들의 편의성을 더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삼성 '모니모' 앱의 잦은 버벅거림과 불필요한 기능에 대한 불만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삼성 측의 해명을 들었습니다. 다만 해당 발언은 소비자 관점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은 금융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2022년 금융 슈퍼앱 '모니모'를 출시했습니다. 삼성금융네트웍스 브랜드를 론칭하고, 삼성생명(032830)·삼성화재(000810)·삼성카드(029780)·삼성증권(016360) 등의 서비스를 모니모 앱 하나로 통합 제공해왔습니다.
 
문제는 기존 각 계열사 앱이 그대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모니모 앱까지 함께 사용해야 하면서 소비자 불편이 오히려 커졌다는 점입니다.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모니모 출시 이후 자사 앱에서 제공하던 주요 기능을 모니모로 이전했으며, 일부 기능은 모니모에서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 모니모 전환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필요 없는 앱을 중복으로 설치·관리해야 하고, 오히려 기능 접근성은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과정에서 삼성 측은 시중은행의 통합 앱 사례를 들며 해명했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통합 앱은 모두 불편하게 만든 것 아닌가요"라는 반문입니다. 다만 시중은행의 통합 앱은 은행과 계열사 간 실제 시너지가 존재하는 반면 삼성 금융계열사의 경우 구조적으로 시너지를 내기 어렵습니다. 결국 서로 다른 네 개 금융사의 앱을 단순히 하나로 묶은 것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모니모가 실질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평가하지 않습니다. 앱 통합 이후 버튼 수가 늘어나고 기능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불만이 나오지만, 삼성 측은 개편 이후 버튼 위치가 아직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단순히 한 화면에 모아놓는다고 해서 편리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편의성을 확보하려면 버튼 배치의 직관성을 높이고,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대한 충분한 연구와 검증이 선행돼야 합니다. 소비자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반영하면서 기존 자사 앱들이 갖고 있던 장점을 균형 있게 녹여낼 필요가 있습니다. 불편의 원인을 단지 '익숙하지 않기 때문'으로만 돌린다면 누가 불만을 제기할 수 있을까요. 소비자 목소리에 보다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여야 할 시점입니다.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유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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