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 매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믿었던 브랜드가 속였다'
교촌치킨을 애용하던 소비자들의 반응입니다. 믿었던 브랜드가 소비자는 물론 가맹점에도 알리지 않고, 중량을 줄이는 데 이어 100% 닭다리살이었던 제품에 더 저렴한 안심을 섞어섭니다.
이런 사실이 드러나자 소비자들은 격노했습니다. 커뮤니티에는 교촌의 꼼수 인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국정감사에서도 '슈링크플레이션'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며 질타를 받았습니다. 정무위원회 의원들은 급기야 송종화 교촌치킨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불러 이런 사태를 따져 물었습니다.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교촌애프앤비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원래대로 돌리겠다'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닭다리살 100% 구성으로 복귀하고, 순살 메뉴의 중량 500g에서 기존 700g으로 회복하겠다고 말이죠.
교촌에프앤비는 "중량과 원육 변경에 대한 고객들의 질책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제품 혁신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소비자들과 적극 소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 신뢰는 돌아오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교촌이 오락가락 행보가 오히려 '무리수'였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란 반응입니다. 특히 '몰래 바꿔도 모를 것'이란 태도가 소비자를 가볍게 본 게 아니냐는 겁니다.
교촌의 사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재료값은 오르고, 배달 수수료와 인건비 부담도 커진 상황에서 외식업계 전반이 한계 상황이라는 점은 소비자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국내 대표 치킨 브랜드인 교촌의 가격 인상보다, 불투명한 변화에 실망했다고 말합니다.
누구보다 변명에 냉정한 게 소비자입니다. B2C 업체들이 유난히 여론에 예민한 이유도 같습니다. 이번 사태는 교촌이 시장의 압박 속에서 무리한 방향 전환으로 신뢰라는 가장 큰 자산을 잃은 사례로 기억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교촌에게 닭다리살 100%보다 중요한 건, 소비자의 믿음 100%입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