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예능'으로 불리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이 유명인들의 '이미지 세탁소'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방송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출연했습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지난 2020년 TED 강연에서 "인구 증가율을 10~15% 줄여야 탄소 감축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습니다. 기후위기 경각심을 강조한 맥락이라 해도, '사람 수를 줄인다'는 표현은 불편함을 남겼습니다.
물론 빌 게이츠의 방한이 이례적인 만큼 방송에 출연해 좋은 교훈이나 앞을 내다보는 혜안 등을 전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유퀴즈가 유명인들의 긍정적인 이미지만 보여주는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실제로 이날 방송에서 유퀴즈는 빌 게이츠의 과거 발언보다는 "평소 돈을 얼마나 쓰느냐"는 질문과 기부 일화를 강조했습니다. 빌 게이츠가 퀴즈 상금 100만원을 기부하며 '통 큰 부자'로 비치는 장면은 거대한 자산가에게 긍정적 이미지만 덧칠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비슷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배우 고현정씨가 출연해 과거 '갑질 논란'을 직접 해명했습니다. 그리고 "잘하고 싶다, 도와달라"는 눈물 섞인 호소를 했는데요. 이는 동정 여론으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2020년에는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출연했는데, 그는 방송 이후 얻은 유명세를 발판 삼아 쌍용차 인수에 나서며 주가를 띄웠다는 불공정거래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과거 '무릎팍도사', '힐링캠프'가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이미지 세탁 창구로 활용됐던 것처럼, 이제는 유퀴즈가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