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카드업계에 드리운 상생금융 그림자
입력 : 2025-07-08 오후 5:06:36
카드업계는 상생금융을 이유로 지속적인 카드수수료율 인하 압박을 받으며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회나 금융위원회 등 주요 정책 결정 기관에서는 카드업계의 숙원사업인 지급결제 전용계좌 허용이나 신사업 관련 규제 완화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 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깊어질 전망입니다. 상생의 이름 아래 카드사들이 점차 소비자 혜택을 줄이면서, 그 여파는 소비 둔화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카드수수료율은 지난 2012년 이후 총 5차례에 걸쳐 인하했습니다. 영세가맹점은 사실상 0%에 가까운 수준까지 떨어졌고, 영세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연매출 30억원 이상 가맹점들도 덩달아 인하 혜택을 받으면서 카드사의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했습니다. 이에 카드사들은 혜자카드를 잇따라 단종시키고, 무이자 할부 개월수도 최대 3개월로 줄이며 수익성 방어에 나선 상황입니다. 동시에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에 의존하는 수익 구조가 심화되면서 연체율 관리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카드사들이 혜택을 줄이면 자연스럽게 소비도 위축됩니다. 무이자 할부 개월 수가 줄어들면 고액 결제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카드 할인율까지 낮아지면 일상적인 소비마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소비 둔화는 다시 카드사의 매출 감소로 이어져 수익성 악화를 부추기며 카드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카드사들은 2020년부터 매년 지급결제 계좌 허용을 요구해왔지만, 한국은행과 은행권의 강한 반발로 번번이 무산되고 있습니다. 카드사는 은행권 계좌를 빌려 쓰는 대가로 매년 수백억원의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는데요. 이재명정부 또한 상생금융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카드업계의 경영 환경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신사업 추진을 위한 규제는 여전히 강하게 적용되고 있는 반면, 빅테크 기업은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어 경쟁에서도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인한 소비 위축도 있었지만, 카드 혜택 축소로 인한 소비 감소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이제는 카드사에 일방적으로 부담을 지우는 상생금융이 과연 진정한 상생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영세가맹점은 사실상 0%에 가까운 수수료를 적용받고 있어 카드수수료 문제에 큰 관심이 없고, 실질적 수혜는 일부 대형 가맹점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카드업계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 없이 상생만을 강조한다면 소비자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입니다.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유영진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