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통령 선거일이 6월 3일로 확정됐습니다. 불과 3년 만에 다시 찾아온 대선. 이는 단순한 선거 일정이 아닌 대한민국 헌정사의 중대한 전환점을 의미합니다.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윤석열씨의 파면은 우리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지만, 동시에 뿌리 깊은 사회적 갈등과 정치적 분열을 근본적으로 재고할 역사적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한국 정치는 극단적 이분법과 제로섬 게임의 악순환에 갇혀 있었습니다. 정책과 비전을 둘러싼 건설적 토론은 실종된 채 정치적 견해 차이가 인신공격과 증오의 감정으로 변질돼왔습니다. 이러한 소모적 갈등 속에서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 경쟁력은 뒷전으로 밀려났고 정치는 국민으로부터 더욱 멀어졌습니다. 이제는 이 파괴적인 정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진정한 사회통합과 국가 혁신을 이끌어갈 지도자를 선택해야 할 때입니다.
그럼 어떤 대통령이 필요할까요. 무엇보다 갈등을 잘 풀고 국민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권력을 독점하지 않고 분산시키며 협치와 타협의 리더십이 중요하죠. 그래야 끝없는 정치적 싸움을 멈출 수 있습니다.
또한 선거 정국에 함몰되어 국가적 위기 상황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심화되는 국제 무역 갈등은 대한민국 경제의 심각한 도전 요인입니다. 각 정당과 후보들은 당파적 이해관계를 초월해 국가 경제의 회복과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초당적 협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6·3 대선이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닌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치적 틀을 짜는 역사적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9일 6월 3일로 확정된 제21대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엄중한 상황 속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의 의미를 무겁게 인식하고 엄정하고 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9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