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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의 명과 암
입력 : 2025-03-13 오전 8:48:29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이 있습니다. 이 같은 상품을 두고 메자닌(Mezzanine)이라고 하는데요. 주식과 채권의 중간 형태를 띄는 투자 상품으로 기업의 자금 조달에 있어 중요한 금융수단이지만 불공정거래에 이용되기도 합니다.
 
메자닌은 이탈리아어로 건축에서 층과 층 사이에 중간층을 일컫는 단어입니다. 메자닌 상품은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 실현을 노릴 수 있고 채권으로 원금 보장 및 이자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CB는 채권이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채권입니다. 주식 전환을 하지 않는다면 이자 수익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주가에 따른 차익을 거머쥘 수 있습니다. BW는 채권에 신주를 살 수 있는 권리가 결합된 상품입니다. 채권에 투자하면서 신주를 미리 지정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도 갖습니다. EB는 발행하는 기업이 보유 중인 특정 회사의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채권입니다.
 
주식과 채권의 장점을 동시에 누릴 수 있지만 자본시장에서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금융당국은 최근 사모 CB·BW를 통한 허위 자금조달 및 허위 사업계획으로 주가 부양 후 부당이득을 취한 조직적 불공정거래 세력을 적발·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A사는 사업 추진 의사가 없음에도 정관에 바이오 사업을 추가하면서 업무협약(MOU) 체결 등 사업 추진 관련 허위사실을 수차례 보도했습니다. 이어 CB·BW 등 대규모 자금조달 계획을 발표해 주가를 부양했고 차익 실현에 나섰습니다. 
 
B사는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 등 신규 테마사업 추진과 함께 납입 능력이 없는 페이퍼컴퍼니 등을 대상으로 유상증자·CB·BW 등 대규모 자금조달 계획을 발표해 주가를 부양했는데요. 납입일은 장기간 연기 후 철회하거나 신사업 등에 사용이 제한되는 조건부로 자금을 조달하는 등 자금조달 외관만 형성했습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위 사례들의 부정거래 혐의자들을 검찰 고발 등 조치했습니다.
 
불공정거래 세력이 신사업 발표와 CB·BW 발행 등 대규모 자금조달을 내세우며 인위적으로 주가를 부양하는 방식을 활용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됩니다. 기업들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사용되는 메자닌이 불공정거래에도 쓰이는 명과 암이 존재합니다.
 
여의도 증권가(사진=뉴시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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