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예슬·유근윤 기자]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6일 헌법재판소에 출석,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씨가 '문을 부수고라도 들어가 국회의원들을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은 대상은 '(계엄군) 요원'이 아닌 '국회의원'이 맞다고 진술했습니다. 곽 전 사령관의 증언은 윤씨 측이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겁니다. 아울러 그의 주장은 내란사태 직후부터 일관됩니다. 반면 윤씨 측은 곽 전 사령관의 말이 조금씩 달라진다며 공세를 폈습니다. 곽 전 사령관은 설명을 하려고 했지만 윤씨 측은 답변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았습니다. 곽 전 사령관 진술의 신빙성을 훼손하려는 걸로 풀이됩니다.
헌재는 6일 이날 오전부터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을 열었습니다. 이날 심판에는 국회 측 증인으로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윤씨 측 증인으로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출석했습니다. 이날 가장 관심을 받은 건 곽 전 사령관입니다. 그는 12·3 친위 쿠데타 직후부터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씨가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해 왔던 인물입니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출석해서도 동일한 주장을 반복한 바 있습니다.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씨 탄핵 심판 6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피청구인인 윤씨 측 대리인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동안 곽 전 사령관은 단 한번도 윤씨와 대면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이날은 헌재에서 윤씨와 얼굴을 맞대고 "윤씨로부터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한 겁니다. 국회 측 대리인인 권영빈 변호사가 곽 전 사령관에게 "피청구인(윤석열)이 증인한테 데리고 나오라고 한 사람이 국회의원들이 맞죠"라고 묻자 그는 "정확히 맞다"고 했습니다. 곽 전 사령관은 이어 "부연설명 짧게 하면 707특임단이 본관 정문 앞에서 대치하는 상황이었다"며 "건물 안쪽에는 인원이 안 들어가 있는 상황이고 말씀하신 부분들 의결 정족수 문제들, 안에 들어가 끌어내라는 것은 작전인력이 없어서 당연히 의원이라고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반면 윤씨 측은 곽 전 사령관의 진술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삼았습니다. 곽 전 사령관이 애초 계엄 직후인 지난해 12월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했을 땐 '윤씨가 의원들을 국회에서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라고 하더니, 이후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엔 '의원'이 아닌 '인원'이라고 적힌 점을 추궁한 겁니다.
윤씨 측은 곽 전 사령관이 윤씨와 통화한 횟수에 대한 답변도 지적했습니다. 윤씨 측은 "증인(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6일 김병주TV(김병주 민주당 의원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대통령과 한 번 통화했다고 했죠", "지난해 12월10일 박범계 민주당 의원 질의에서 두 번 통화했다고 이야기했죠.", "증인은 같은날 국회 국방위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의원이 '대통령께 세 번 전화온 것 아니냐'라고 하니까 두 번 전화가 왔다고 말한 것 맞죠"라면서 연달아 질문해 곽 전 사령관을 몰아붙였습니다.
곽 전 사령관이 대답을 하려고 하면 "시간 없으니 짧게 답하라"거나, "예, 아니오로 답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피의자 대하듯 취조식 신문을 한 겁니다. 곽 전 사령관이 "답변할 기회를 달라", "예, 아니오로 답하면 오해하기 때문에 설명을 드려야 이해된다"고 했지만, 윤씨 측은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윤씨도 직접 발언권을 얻고, 곽 전 사령 나눈 두 번째 통화에 대해 "대통령이 특전사령관에게 전화한 것은 TV 화면으로 굉장히 혼잡하고 수천명이 들어가 있는 상황이라 현장에 상활 또는 안전문제 등을 확인하려 전화를 했다"며 "그것 좀 받다가 우리 사령관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하니깐 저는 지휘통제실에 있습니다라고 답했다"고 말했습니다. 곽 전 사령관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겁니다.
이어 "오늘 얘기 중에 의원 끌어내라는 발언에 의원이라는 건 자기(곽 전 사령관)가 의원으로 이해를 했다는 것이지, 제가 의원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인원이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데 저는 그냥 사람이라는 이런 표현을 놔두고 의원이면 의원이지 인원이라는 말을 써본 적이 없다"고 부정했다. 하지만 그는 바로 뒤 "그 상황에서 김현태 707단장과의 소통을 통해서 그 안에는 약 15명~20명이 안 되는 인원이 들어갔다"고 말을 이어갔습니다. '인원'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입니다.
곽 전 사령관보다 앞서 증인으로 나온 김태현 707단장은 곽종근 전 사령관의 주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김 단장은 이날 오전 증인 신문을 마친 뒤 심판정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곽 전 사령관의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증언의 진위는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의에 "사령관이 거짓말하실 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후에 말씀하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