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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출범…“달러예금 대신 금·채권 투자를”
환율 안정화에 달러예금 수익성 불투명
입력 : 2025-01-23 오후 3:12:23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환율 상승으로 달러예금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앞으로는 금이나 채권 투자로 눈을 돌려보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전후해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는데요. 달러예금도 그렇게 인기를 끌었지만, 환율이 안정세로 접어든 만큼 현재로선 투자 시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달러예금 수요 줄어들듯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은행의 지난 17일 기준 달러예금 잔액은 671억3700만달러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635억900만달러 대비 약 2주 만에 약 36억2800만달러(5조원) 가량 급증한 수준으로 2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달러예금은 외화 통장을 개설하고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넣어놨다가 환율이 올랐을 때 인출하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달러예금 수요가 크게 늘어난 건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선포 이후로 원달러 환율이 1480원까지 치솟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트럼프 2기 출범까지 맞물리자 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고 달러예금 수요는 더 늘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가 취임 당일인 20일 우려했던 보편관세 부과 부분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원달러환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4.8원 내린 1437원으로 시작해 주간거래 종가 기준(오후 3시30분) 12.2원 내린 1439.5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시장에선 원달러환율이 하락세에 접어든 만큼 계엄 이전인 1400원 아래로 돌아갈 것이란 기대감이 높습니다. 자연스레 달러예금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탄핵 정국과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2달 연속 달러 예금이 늘었으나 최근 환율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달러 예금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달러예금 기회비용 포기하는 것" 
 
전문가들은 향후 원달러 환율 안정권에 접어들 것을 고려하면 달러예금보단 미국 경제상황에 따른 혜택을 누리기 좋은 금이나 채권 투자로 눈을 돌리는 게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조언합니다.
 
김원덕 하나은행 용산PB센터 골드PB팀장은 "최근 달러를 운용하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많아져 달러 예금 뿐만 아니라 달러 보험과 달러 채권 등을 소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트럼프발 관세 강화 등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인해 향후 원달러환율이 오를 수 있고 반대로 제조업 부흥 정책에 따른 약달러 정책으로 하락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안전성 자산에 대한 수요는 계속 많을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은 "한율이 1500원대 근접하다 최근에 많이 떨어졌으니 앞으로 올라갈 것을 예상해 달러예금을 드는건 수익적인 관점에서 맞는 방법은 아니다"라며 "다른 안전성 자산인 금 ETF(상장지수펀드) 투자가 떠오르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금은 트럼프의 관세·감세 정책에 따라 미국 재정 적자와 지정학적 긴장감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주목받았습니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지난해 11월 7일 이후 이달 20일까지 국내 금 가격은 무려 7.13%(12만130→12만8700원) 상승했습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달러예금은 위험회피 성향이 강한 고객들이 몰리는 것이라 기회비용 적인 관점에서는 다른 투자로 이익을 낼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채권이나 주식 등 분산 투자가 더 좋은 선택 아닌가 싶다"고 밝혔습니다.
 
강달러 여부 '유동성' 관건
 
다만 일각에선 트럼프가 보편관세 가능성을 열어둔데다 그의 주요 공약이 세금 감면과 인프라 투자 정책 등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하 지연을 부추길 수 있는 만큼 강달러 현상이 더 이어질 수 있단 의견도 나옵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계엄사태 전인 1400원 밑으로는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가 당선되던 지난해 11월 이전까지 1300원대에서 움직이다 당선 이후 강달러 영향을 받아 1400원대를 돌파했습니다. 이후 국내 탄핵 정국을 거치며 지난달 27일엔 1480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PB팀장은 "단기적으로 환율이 더 올라가거나 내려간다고 단정짓긴 어렵고 현재 환율 수준도 투자하기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환율이 내려가려면 국내에 달러가 들어와야 하는데 경상 수지 등 수출 지표가 개선됐다고 보긴 힘들다"고 했습니다. 이어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언제든 원하는 시점에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면서 "계속해서 환율 추이를 보면서 분할 매입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부연했습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으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성이 높은 금 투자 등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트럼프 대통령의 뉴스가 나오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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