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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 선동 계속…법조계 "윤석열 탄핵 앞당겼다"
윤씨, 탄핵→체포→구속 내내 수사기관 무시, 법치 부정
입력 : 2025-01-20 오후 5:01:25
[뉴스토마토 강예슬·강석영 기자] 사법부 판단에 반발한 아스팔트 보수가 법원을 습격한 사상 초유의 사태가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벌어졌습니다. 내란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씨의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아스팔트 보수가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법을 공격해 난동을 부린 겁니다. 12·3 내란사태와 관련한 수사기관의 수사를 거부하고, 사법부의 결정도 무시하던 윤씨 측 대응이 이번 소요사태의 불을 지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법조계에선 법치를 부정하는 윤씨 태도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서울서부지법이 지난 19일 새벽 2시50분쯤 윤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법원 앞에서 '구속영장 기각', '탄핵 반대'를 외치던 아스팔트 보수들은 법원을 습격했습니다. 이들은 경찰의 저지를 뚫고 법원 출입문과 유리창을 깨 내부로 진입했고 각종 집기류를 파손해 6억~7억원의 재산피해를 입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결과 법원을 지키던 경찰 51명이 다치고 경찰 7명이 중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측 지지자들이 지난 18일 내란수괴 혐의로 체포된 윤씨의 영장심사가 진행되는 서울서부지방법원의 담장을 넘으려 시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사법부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삼권분립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였습니다. 하지만 서부지법 습격은 지난 19일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습격은 법치주의를 무너뜨렸습니다. 그 배경에는 윤씨의 노골적인 법치 부정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윤씨는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해 법적·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수사기관의 정당한 법 집행을 '불법'으로 간주, 줄곧 거부하고 있습니다.  
 
윤씨의 선동은 하루이틀이 아닙니다. 윤씨는 탄핵 이후인 새해 1일엔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아스팔트 보수를 향해 "주권침탈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 대한민국이 위험하다"면서 "애국시민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킬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달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처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가 윤씨에게 체포영장 집행한 날에도 윤씨 측은 "불법에 불법에 불법이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윤씨 측은 체포되고 이틀 뒤인 17일에도 "많은 국민들께서 추운 거리로 나와 나라를 위해 힘을 모아주고 계시다고 들었는데 뜨거운 애국심에 감사하다"라고 했습니다. 자신을 지지하는 아스팔트 보수는 '애국'으로 치켜세운 겁니다. 반대로 자신에 대한 탄핵·체포에 찬성하는 시민들은 '주권침탈세력과 반국가세력'이라고 폄훼했습니다.  
 
19일 새벽 윤석열씨를 지지하는 아스팔트 보수들이 서울서부지법을 습격해 법원 유리창과 외벽 등을 파괴하고 기물을 훼손했다. 20일 서부지법은 처참한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뉴스토마토)
 
  
반면, 윤씨에 대한 서울서부지법의 구속영장 발부는 지극히 타당한 결정이었다는 의견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경찰대 출신 변호사는 "윤씨가 대통령으로서 직무가 정지됐다고 해도, 그 영향력은 여전하다"며 "증거인멸은 직접 만나 입을 맞추는 것뿐 아니라 제3자, 중간자를 통해 입을 맞추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특히 윤씨가 아직까지 내란수괴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내란을 지시한 바가 없다고 이야기하면 (구속 기소된 이들도) '진술을 착각했다'라면서 진술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윤씨의 법치 부정 행태가 아스팔트 보수에게 '법원 공격'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탄핵심판을 앞당겼다는 분석입니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윤씨는 (서울서부지법이 첫 체포영장을 발부한 직후) 첫 메시지를 낼 때부터 지지자들을 '애국시민'이라고 칭하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동했다"며 "윤씨가 직접 법원 공격을 지시한 건 아니지만 법치와 법원을 끊임없이 공격하면서 지지자들을 법원 앞으로 모이게 해 자극한 건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김 교수는 "국회와 법원에 이어 헌재까지 공격당하게 생겼다"며 "헌재로선 탄핵심판을 하루라도 빨리 끝내야 한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사태로) 윤씨가 헌정질서와 사법체계를 무시한 결과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드러났다"며 "탄핵심판에서 아주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헌법재판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는 "윤씨가 아스팔트 보수에 내놓은 메시지가 문제 될 것"이라며 "법치를 강조했던 윤씨가 오히려 법치를 무시하는 태도에 대해서 헌재는 사후적으로 헌법수호 의지가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강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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