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 매각 예비입찰이 28일 마감됩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4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조 단위의 인수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쩐의 전쟁'이 시작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화주 네트워크라는 '영업망 전쟁'이 예고돼있습니다. LCC 내부에선 비싼 매각가를 지불한 뒤 높은 영업 장벽을 넘어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인수에 참여하는 데 회의적인 기류가 적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후보군으로는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에어인천 등 4곳의 경쟁이 예상됩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인 스위스 금융기업 UBS는 인수 후보군을 대상으로 투자설명서(IM)와 비밀유지계약서(NDA)를 배포했는데요.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들은 자금조달계획서 등 인수의향서 등 자료를 28일까지 UBS에 제출해야 합니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사진=아시아나항공)
LCC들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지만 관건은 자금 동원력입니다. 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본부 매각가를 5000억∼7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부채 1조원도 떠안아야 합니다.
가장 먼저 조단위 이르는 자금이 LCC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인데요. 인수 희망 기업들 사이에선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본부 매각가가 높게 잡여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후보군을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서(IM)가 너무 불성실하다"며 "후보 기업들 사이에서는 매물 가치를 평가할 정보가 부족하고, 감정가 기준이 불투명해 깜깜이 절차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아시아나 화물사업부가 별도 법인이 아니잖느냐. 무슨 기준으로 부채를 산정한 것인지, 부채 1조원이라는 기준 자체가 터무니 없다"면서 "이렇게 가격을 높게 부르는데, 과연 팔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습니다.
자금력이 핵심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스타항공(VIG파트너스), 에어프레미아(JC파트너스), 에어인천(소시어스) 등 사모펀드가 최대 주주인 LCC들은 재무적 투자자(FI)와 연합해 인수하는 방안을 도모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이와 상사나 물류회사를 보유한 LX그룹이나 동원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됩니다. 이들 기업이 인수를 희망하는 LCC와 함께 전략적 투자자(SI)로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인데요.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각 사 최대주주의 자금력을 빌려 인수에 나서는 방안이 유력하다"며 "사모펀드 입장에선 보유 회사의 외형을 키운 뒤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엑시트가 수월하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그렇다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을 적절한 가격에 매각하느냐, 얼마나 실사할 수 있느냐가 주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한항공으로서는 합병을 위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팔아야하기 때문에 추후 가격 협상력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건 LCC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매각 주체인 대한항공은 올해 10월까지 입찰과 매수자 선정 등 화물사업부 분리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현재 시장에서 오르내리는 5000억~7000억원 사이의 인수 가격은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에서 화물사업 비중을 따져 추정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때문에 본입찰 과정에서 아시아나 보유 화물기 노후화와 평가 가치 등을 감안해 최종 가격이 결정될 것이고, 실제 가격은 이보다 낮게 책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 단위 매각가가 부담이지만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인수하면 대한항공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항공화물 사업자가 되는 만큼, LCC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요인은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만 화물사업은 '화주 네트워크'가 핵심인데, 아시아나의 기존 영업망을 이어받을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과제 중 하나입니다. 인수를 통해 항공기와 인력을 넘겨받아도 기존 아시아나항공의 영업망까지 흡수하기 어려울 수 있단 지적인데요.
업계 관계자는 "인수를 희망하는 업체들이 가치를 두는 건 30여년에 걸친 아시아나 화물 부문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신뢰"라며 "기존 거래업체들이 규모가 큰 대한항공과 거래를 할 가능성이 크다. 화물 사업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LCC가 인수한다 하더라도 화주와의 관계 형성은 제로베이스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