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수입 주류업계가 고물가와 고환율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경기 악화로 주류 소비가 줄어드는 가운데 고환율에 따른 수입 물가 자극으로 수입 주류사들의 사정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향후 경영난을 대비해 희망퇴직을 받는 곳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22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와인·위스키·맥주 수입량은 작년 대비 20~30%가량 쪼그라들었습니다.
지난달 와인 수입량은 전년 동기(5731톤) 대비 19.5% 감소한 4611톤(t)으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수입액도 13.4% 줄었습니다. 지난 2021년 7만6575톤을 기록했던 와인 연 수입량은 지난해 5만6542톤으로 줄며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죠.
지난해 3만톤 수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위스키의 경우 거품이 다소 꺼진 모습입니다. 지난달 수입량은 2032톤으로 지난해 1월(2801톤)에 비해 27.5%, 전년도 월평균(2549톤) 대비 20.3% 축소됐습니다.
맥주 수입량도 감소 추세입니다. 지난해 1월 맥주는 1만9924톤이 수입됐으나, 올 1월 수입량은 1만4295톤으로 28.3% 줄었습니다. 맥주 수입량은 지난 2018년 38만7981톤에서 지난해 23만8696톤으로 6년 만에 38.5% 감소했죠.
서울 한 대형마트에 위스키가 진열된 모습. (사진=뉴시스)
경기 침체와 연이은 물가 상승으로 주머니 사정이 빠듯해지면서 소비자들이 주류 구매를 줄이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바꾼 주류 문화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국주류수입협회 관계자는 "주종을 가리지 않고 수입 주류업계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면서 "경기 이슈는 물론이고, 코로나 여파로 급성장한 와인, 위스키 시장 등이 엔데믹 이후 주춤해지며 더 어렵게 체감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달러당 1300원대의 고환율이 이어지며 가격 경쟁력이 약해진 점도 고민입니다. 한 맥주 수입업체 관계자는 "어느 나라에서 수입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환율에 민감한 수입 주류 특성상 고환율은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이 같은 수입 주류사들의 경영여건 악화는 구조조정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조니워커 등을 수입하는 디아지오코리아는 자발적 조기퇴직 프로그램을 진행 중입니다. 네덜란드산 맥주 하이네켄을 수입·판매하는 하이네켄코리아는 전체 인원의 3~4% 수준을 감축하기로 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정부의 물가 잡기에도 추후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 수입 주류업계 관계자는 "아직 가격 인상을 얘기하긴 이른 단계지만 가능성은 열려있다"면서 "정부가 올리지 말라고 해도 망하기 직전의 상황에서는 가격 인상 외 답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