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통합형 비례정당 구성에 관한 실무를 맡은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13일 "설령 (조국)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이번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조국 전 장관의 정치 참여나 독자적 창당은 결코 국민의 승리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불필요한 논란과 갈등, 집요한 공격만 양산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통합형 비례정당에 어떤 소수정당이 포함될 것이냐에 대한 정치권 분석이 잇따르지만, 실무차원에서 특정 세력에 대한 공개적 반대 의견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추진단 단장인 박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조국 전 장관의 신당 창당 추진에 관한 취재와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면서 "시민사회, 진보정당들과 뜻을 모아 연합정치를 통해 22대 총선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책임자로서 이 상황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8일 박홍근 민주당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추진단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어 "이번 총선에서는 무슨 말을 갖다 붙이든 대한민국을 급속도로 퇴행시킨 윤석열정부를 심판하여, '공정과 상식', '정의와 희망'을 바로 세우고 큰 위기에 처한 '민생과 민주, 평화'를 다시 살려내라는 국민의 염원과 명령에 오롯이 충실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그 절실함에 동의하는 정당과 시민사회가 하나로 뭉쳐야 하며, 중도층을 포함하여 보다 많은 국민들의 지지와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절체절명의 역사적 선거에서 조 전 장관의 정치 참여나 독자적 창당은 결코 국민의 승리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불필요한 논란과 갈등, 집요한 공격만 양산시킬 것"이라며 "과도한 수사로 억울함이 있겠고 우리 민주당이 부족함이 있더라도, 부디 민주당과 진보개혁세력의 단결과 승리를 위해 자중해줄 것을 간절하면서도 강력하게 요청을 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민주당 선거연합추진단장으로서 설령 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이번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했습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이날 오후 부산광역시 중구 민주공원에서 창당을 공식화했습니다. 조 전 장관은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조기 종식과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불쏘시개가 되겠다"면서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국가 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한발 앞서 제시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조 전 장관은 전날인 12일엔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방문,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 신당 창당의 명분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총선을 60일도 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조 전 장관이 신당을 창당키로 하자 통합형 비례정당에 조국 신당도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 의원이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추진단 이름까지 내걸고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밝혀 그 배경이 주목됩니다. 민주당으로선 자녀 입시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최근 2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조 전 장관이 신당을 창당해 비례정당에 참여할 경우 상당한 정도의 중도층 이탈 불가피하고, 총선 악재가 된다고 판단한 걸로 보입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